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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순익 '5년 전으로'...황병우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순익 34% 감소, ROE·ROA 5년래 최저...임기 첫해 경영 '시험대'
주주환원정책 위해 CET1 높여야..."시중은행 전환, 시너지 모색"

 

[FETV=권지현 기자] DGB금융그룹이 국내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지난 3월 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황병우 회장은 임기 첫해부터 '수익성 개선'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황 회장은 금융지주 수장 7명 가운데 유일하게 회장·행장을 겸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올해 1분기(1~3월) 순익 1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1680억원)보다 33.5% 줄어든 규모다. 비이자이익이 1940억원에서 1266억원으로 34.7% 감소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충당금전입액이 1104억원에서 1595억원으로 44.5% 불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순익으로 DGB금융은 5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지난 2019년 1분기 1038억원 순익을 낸 DGB금융은 이듬해 882억원으로 15% 줄면서 1000억원을 밑돌았다. 이후 반등에 성공, 2021~2023년 3년 연속 순익 우상향을 그렸다. 지난해 3월 말에는 1700억원가량을 거둬 그룹 최대 실적을 냈으나, 이번 성적으로 순익이 11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이에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DGB금융의 3월 말 ROA는 0.47%로 전년 동기(0.74%)보다 0.27%포인트(p)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ROE는 12.16%에서 7.56%로 4.6%p 낮아졌다.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ROA와 ROE는 금융사가 각각 총자산과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ROA·ROE 지표는 순익이 1000억원을 밑돌았던 2020년 수준보다도 낮다. 당시보다 순익을 200억원 이상 더 거두고도 수익성 지표는 뒷걸음질 한 것이다. DGB금융의 2020년 3월 말 ROA와 ROE는 각각 0.48%, 7.58%였다. 그 사이 DGB금융이 총자산 103조원, 해외 네트워크에 글로벌 인력만 1100명 이상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5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수익성 지표는 아쉽다.   

 

지난 3월 취임한 황병우 DGB금융 회장이 순익 개선을 달성, 임기 첫 해부터 주어진 숙제를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1월 대구은행장이 된 황 회장은 약 1년 만에, 은행을 포함해 하이투자증권·DGB생명·DGB캐피탈·하이자산운용 등 10개 계열사를 둔 그룹 수장이 됐다.   

 

황 회장은 취임 당시 수익성과 관련된 경영목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DGB는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험대를 맞이했다"면서 "계열사들의 전국 업권이 같아지면, 그룹 시너지를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객과 상품, 채널 각 영역에서 그룹의 역량이 함께 결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룹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구은행이 연내 전국은행으로 탈바꿈하면 증권·보험·캐피탈 등 기존 전국구 영업을 해온 비은행 자회사들도 함께 이익을 도모, 그룹 순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실린 언급이다.

 

 

황 회장은 약속한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DGB금융은 지난 2022년 제12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방향성을 공시, 주주환원율 상향 계획을 발표했다.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11% 이상이면 총 주주환원율(배당성향 및 자사주 매입성향 포함)을 30%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상향하고, 12% 이상이면 총 주주환원율을 30% 초과 40% 미만으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CET1 최종 관리 목표는 13%로, 이를 달성해 총 주주환원율을 40%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CET1은 자본비율 지표 가운데 개선하기가 가장 까다롭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으로는 올릴 수 없고, 유상증자와 당기순이익 증대로만 제고할 수 있다. 이중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 문제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다. 결국 순익을 늘려 이익잉여금을 적립해야만 한다. DGB금융의 3월 말 CET1은 11.07%로 1년 전(11.46%)보다 0.39%p 낮아졌다.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기 시작한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가 마지막 충당금 절차일 텐데 남은 적립분은 증권사 이익 체력 범위 내에서 적립할 것"이라며 "증권사 수익은 충당금에 쓰는 쪽으로 계획했고, 빠른 속도로 자산을 처리해 정상적인 그룹 이익 체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