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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2024 CEO열전]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실적개선·노조 리스크' 두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역임…재임 중 ‘역대급 실적 달성’ 공로
글로벌 경영난·노사갈등 해소, 부진 실적 개선 최대 과제로

 

[FETV=김창수 기자]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재무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최고경영자(CEO)다. 그래서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서 사장을 ‘재무통’으로 분류한다. 그는 현대차그룹 기획재경본부장 역임 당시 그룹 최대 실적 달성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 사장을 신임하는 계기가 됐다. 서 사장은 글로벌 경영난과 노조 리스크에 맞닥뜨린 현대제철을 이끌고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야 하는 ‘특명’을 맡았다.

 

서 사장은 1968년 1월 5일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 회계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해외관리실장과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다시 현대차로 돌아와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하며 현대차그룹 재무라인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 17일 현대제철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서 사장은 그동안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 화제를 낳았다. 현대차 회계관리실장 당시 2017년 말 상무 승진 후 1년 만인 2018년 말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현대제철로 이동해 재경본부장을 맡았고 2019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올랐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재직 당시 기업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가 절감, 품질 향상 및 사업 구조 최적화 작업을 단행했다. 수익성 위주 개혁을 지속한 결과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 불황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또한 서 사장은 현대차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임 기간중 그룹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괄목할 경영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21년부터는 현대차 기획 부문을 겸임하며 중장기 경영 방향 수립 및 거시 관점 투자 확대 등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非)엔지니어 출신이자 재무 전문가인 서 사장이 현대제철 사장에 임명된 것은 현대제철내 중장기 사업 계획 수립 및 부진한 실적 개선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23년(연결 기준) 매출액 25조 9148억원, 영업이익 8073억원, 당기순이익 44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2%,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1%, 56.7%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현대제철 측은 지난해 건설시황 둔화에 따른 봉형강(나뭇가지 모양으로 길게 가공해 생산된 제품) 제품 판매량 감소, 제품가격 하락 및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이익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중국과 일본의 열연강판이 저가에 수입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건설 경기 침체로 자국에서 남는 열연강판을 싼값에 해외로 넘기고 일본은 엔저(엔화 약세) 덕을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수출한 2022년산 후판(두께 6㎜ 이상 철판)에 각각 2.21%, 1.93%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낮은 전기요금을 정부 보조금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 측은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경영 방침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잡았다. 수익 중심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전동화, 에너지 소재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해결도 서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앞서 서 사장은 지난달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5개 지회(당진·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 지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는 서 사장과 만나 특별성과급 지급, 2023년도 임금협상에 따른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전년(2022년) 영업이익25%를 특별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휴일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0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30만원 등을 제시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당초 노조는 13일 오전부터 48시간 파업을 예정했으나 대외투쟁으로 방식을 변경한 상태다. 현대재철의 사령탑인 서 사장이 영업실적 개선과 노조 리스크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신임 대표이사로서 입지를 공고히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