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지난해 1월 열린 취임식에서 임직원에 취임사를 전하는 모습. 이날 이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은행 안팎의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310/art_17096330976177_492700.jpg)
[FETV=권지현 기자] NH농협은행 무수익여신이 1년 새 크게 불어나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무수익여신'은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되거나 차주의 파산 신고 등으로 회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을 말한다. 금융회사의 부실대출금액과 부실지급보증금액을 합한 금액으로,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이 이름이 붙었다. 무수익여신 증가는 그만큼 금융사가 보유한 여신의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선제적 그물망식 리스크 관리'를 화두로 던진 만큼, 그룹의 핵심 계열사 수장인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올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무수익여신은 작년 말 기준 7682억원으로 전년(5130억원)보다 49.7%(2552억원) 급증했다. 2020년 말 8320억원이던 농협은행 무수익여신은 2021년(6177억원), 2022년 2년 연속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7000억원대 중반을 기록, 최근 3년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에 자산건전성 지표인 무수익여신비율은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0.26%로, 1년 전(0.18%)보다 0.08%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 농협은행 무수익여신비율은 0.22%였다.

지난해 1월 농협은행 수장이 된 이석용 행장이 취임사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늘 살펴야 할 고려사항으로 '원가의식'을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임기 첫 해에 이자수입이 없는 무수익여신이 전년보다 2500억원 이상 불어난 점은 아쉽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빚을 갚지 못한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 농협은행 여신의 부실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다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등도 지속되고 있어 대출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농협은행이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농협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국민·신한·하나·우리를 포함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농협은행의 작년 12월 말 연체율은 0.43%로, 다른 4곳 평균(0.25%)을 훨씬 웃돈다. 국민은행(0.22%) 두 배 수준이다.
농협은행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작년 1분기 말 0.34%였던 연체율은 이후 두개 분기 연속 0.01%p씩 오르더니, 4분기 말에는 0.4%를 넘어섰다. 농협은행 연체율이 0.4%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말(0.40%) 이후 4년 만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한계 차주가 증가해 지난해 무수익여신이 늘어났다"면서 "연체 차주 관리 강화로 장기연체 진입을 방지하고, 모니터링과 관리계획을 적시에 이행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