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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일 가격으로 사세요”…전기차 불황에 비상 걸린 완성차업계

지난해 내수 전기차 판매 4%↓, 글로벌 주요국은 성장세 둔화
현대차·기아·KGM, 수백만원 할인 재고떨이…수입차도 합세
“대중화 단계서 성장세 위축…인프라 확보·中 공세 대응 나서야”

 

[FETV=김창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수요 저하, 보조금 축소와 맞물려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완성차업체들의 고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내수 전기차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기아·KG모빌리티(KGM) 등이 속속 주력 모델을 대상으로 가격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시장 부흥을 위해선 업계가 인프라 확보와 중국발 공세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와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31% 늘었다. 최근 수년간 증가율이 68~123%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6만7214대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미국(49%), 중국(25%), EU(38%), 일본(46%)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이 성장 폭이 줄었어도 여전히 판매량이 오른 것과 대비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20일 축소 재편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공개했다. 앞서 환경부는 전기차 구매 국가보조금제를 개편하고 5500만원 이하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전액 지원키로 결정했다. 수요가 줄고 보조금까지 축소되자 완성차 업계는 앞다퉈 전기차 가격 할인에 나섰다. 현대차·기아·KGM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들도 합세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는 정부 보조금 650만원 외에 현대차 구매 혜택 최대 700만원(가격 할인 120만원, 전기차 충전 크레딧 80만원, 월별 재고할인 최대 500만원), 가격 할인 비례 추가 보조금 40만원의 구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정부 보조금 617만원 외에 현대차 구매 혜택 최대 380만원(전기차 충전 크레딧 80만원, 월별 재고할인 최대 300만원), 가격 할인 비례 추가 보조금 16만원의 구매 혜택이 가능하다. 기아는 최대 350만원 제조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EV페스타를 시행한다. EV6 300만원, EV9 350만원, 니로 EV 100만원을 할인한다고 밝혔다. 봉고 EV 구매 고객에게는 최대 70만원의 충전기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KGM은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을 200만원 인하했다. 정부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200만원가량 줄자 실질적 고객 부담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낮춘다는 전략이다. 가격 인하로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후 E5 4550만원, E7 4060만원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 가격을 200만원 내린 5490만원으로, 폴스타는 폴스타2 가격을 100만원 내린 549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 역시 모델Y 2WD 가격을 200만원 내려 5490만원으로 내렸다. 모두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5500만원)에 맞춘 것이다.

 

전기차 수요 감소, 보조금 체계 재편에 따른 완성차업체 할인은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체질 개선을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태일 한국산업연합포럼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 단계에서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고, 각국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또 충전 인프라 확보 방안으로 ▲공동주택 지정 주차제 ▲개인용 홈 충전기 설치 시 보조금 지급 ▲충전기 설치 시 한전 불입금 지원 ▲전기차 전용 주차면 시공 시 규격 준수 의무화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광물 개발과 소재산업 육성, R&D와 시설투자 지원 확대를 통해 전동화 경쟁력을 보강하는 한편 국산 전기차에 대해 효과적인 보조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국내시장 장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