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판교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사진=한국타이어]](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2282819085_cd6ce9.jpg)
[FETV=김창수 기자]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도 타이어 3사의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타이어 3사는 지난해 원자재가 및 해상운임 안정,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각 사가 올해 공격적 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완성차 시장 부진 여부, 각국의 보수적인 전기차 정책 등이 실적 고공행진 ‘복병’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26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타이어 3사 합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조 704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2022년·6746억원)대비 2.5배 이상 크게 늘어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타이어 1조1701억원, 금호타이어 3429억원, 넥센타이어 19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3사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1조5986억원을 기록한 이래 9년만에 다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금호타이어 베트남 공장. [사진=금호타이어]](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2283186485_8421ec.jpg)
한국타이어는 최근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뒀다. 경영권 다툼이 오너 일가 측 판정승으로 마무리되며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유럽에서의 마케팅 확대, 북미·국내 완성차 제품 공급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022년(231억원)에 비해 14배나 뛰었다. 넥센타이어도 유럽 체코 공장 유통 범위 확대,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타이어 비중 증가 덕을 봤다.
타이어 3사 공통 호재로는 해상운임과 원자재가 안정이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원자재가와 해상 물류비가 폭등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엔데믹(풍토병화) 시기에 접어들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전기차용 타이어와 같은 고(高)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도 실적 견인에 일조했다.
전기차에는 무거운 배터리 무게를 버티는 한편 높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내연기관차용 제품보다 개선된 성능을 갖춘 고급 타이어가 장착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로 모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전년대비 31% 증가한 950만대로 집계됐다.
전기차뿐 아니라 비교적 큰 차급 신차가 활발히 판매된 점도 크기가 큰 고인치 타이어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 승용차 및 소형 트럭용(PCLT) 타이어 매출액에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43.4%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3%포인트(p) 상승한 비율이다. 타이어 3사가 올해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가운데 일부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변수 또한 감지됐다.
![[사진=넥센타이어]](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2283440441_1612f3.jpg)
각 사는 올해 해외 공장 가동을 늘리며 생산성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와 헝가리 등 해외 현지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금호타이어는 3년간 증설 공사를 완료한 베트남 공장을 올해 본격 가동하며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체코 공장 증설을 마무리, 연간 생산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타이어 3사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신차 판매 목표를 전년(752만대) 대비 1.6% 가량 낮은 744만대로 잡은 점, 미국·중국·독일 등 주요국이 전기차 구매 지원책 축소에 나선 점 등은 신차용 타이어(OE) 수요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호황세가 길어져 상반기까진 안정적 실적이 예상된다”면서도 “공급망 불안정 문제는 거의 해소됐지만 전기차 시장 부진 등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