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토)

  • 맑음동두천 9.6℃
  • 구름많음강릉 9.5℃
  • 맑음서울 10.2℃
  • 맑음대전 11.3℃
  • 맑음대구 14.4℃
  • 맑음울산 12.7℃
  • 맑음광주 12.4℃
  • 맑음부산 15.1℃
  • 맑음고창 10.5℃
  • 구름많음제주 14.5℃
  • 맑음강화 8.8℃
  • 맑음보은 10.2℃
  • 맑음금산 11.6℃
  • 맑음강진군 12.9℃
  • 맑음경주시 13.3℃
  • 맑음거제 11.2℃
기상청 제공



슈카월드 또 등장했네, 금융권도 '유튜버 파워'

유튜버 '슈카', 이틀 연속 금융권서 '보이스 파워'..."인지도·영향력 덕"
은행·증권·보험서 유튜버 활용 대세..."자이낸스 시대, 협업 늘어날 것"

 

[FETV=권지현 기자] 구독자 297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 운영자인 '슈카' 전석재씨가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신상품 설명회에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언급한지 하루 만이다. 

 

핀플루언서(금융 분야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보수적 업권인 금융권에서도 수백만 명이 팔로우하는 금융 유튜버들로 '파워'가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이낸스'(Zinance)가 차세대 금융 축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이낸스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와 금융(Finance)의 합성어로, Z세대가 이끄는 금융 트렌드를 말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화 통장' '환전 수수료 무료' 등 새로 내놓은 외환서비스 출격을 알렸다. 이날 주목을 끈 것은 유튜버 '슈카' 전석재씨였다. 특별 게스트 세션에서 깜짝 등장은 전씨는 "투자자로서 환테크에도 관심이 많은데, 쉽지가 않다. 외화에 대해서도 주식처럼 투자하고 싶다"며  토스뱅크가 이날 선보인 '실시간 환율 정보'의 이점을 언급했다. 이어 "금융사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줘야 성공할 수 있는데, 토스뱅크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데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공개적으로 토스뱅크 편에 서기도 했다. 토스뱅크로선 유명 핀플루언서를 활용해 제대로 홍보한 셈이다. 

 

전씨는 하루 전인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에게 "기업들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 아닌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청년들에게 우리 기업에 투자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겠나.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 거버넌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해 대통령의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화답을 얻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씨가 국내 자본시장의 지향점을 파악하고 금융사 신상품을 선보이는 자리에 연달아 참석, 그 누구보다 보이스파워가 막강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바야흐로 금융권도 파워 유튜버 시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종횡무진하는 이유로 '인지도'와 '영향력'을 꼽는다. 빠르게 달라지는 금융환경 속에서 상품을 홍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이들보다 더 좋은 보이스창구는 없다는 얘기다. 

 

비단 증권, 은행업뿐만이 아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구독자 130만명 이상을 보유한 중고차 유튜브계 최대 크루인 '중벤져스'(부싼카·중고차의 모든것·중고차파괴자·중카TV·카진성)와 중고차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파워 핀플루언서를 활용해 신사업의 동력을 얻고자 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움직이기도 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전 회장과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은 재임 시절인 지난 2022년, 구독자 236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각각 출연해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구독자 수백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와 손잡는 것만큼 (회사와 상품)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좋은 방법도 없다"며 "아무리 보수적인 금융권이라 해도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플루언서의 파워는 더해질 거라는 게 중론이다. 금융사들이 이미 고객군으로 성큼 다가와 있는 잘파세대를 잡기 위해서라도 유튜브에서 얼굴이 알려진 핀플루언서에게 손을 더 내밀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알파세대(2013년 이후 출생)를 포함한 잘파세대는 앱테크, 용돈 벌기, 투자 등에 학업, 교우관계만큼 관심이 높아 자이낸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금융사들이 미성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서비스를 지난해부터 부쩍 내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잘파세대의 주목을 끌기 위해 앞으로 유명 유튜버들과 협업하는 사례는 늘어날 텐데, 내부적으로는 이미 연예인 섭외보다 더 힘들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