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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금융인] '구조조정 성공' 이어갈까...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쌍용차 정상화·대우조선해양 매각·태영건설 워크아웃까지

[금주의 금융인] FETV는 한 주간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금융권의 주요 이슈를 인물 중심으로 정리하는 '금주의 금융인' 코너를 진행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권 인물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인사를 소개합니다. '금주의 금융인'은 독자들에게 복잡한 금융시장의 이해를 돕는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FETV=권지현 기자] "태영 측의 구체적인 자구안 없는 워크아웃 계획안은 채권단 75% 동의를 받기 어려우므로 기존 약속을 성실히 지키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에 몰려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을 향해 새해 벽두부터 일침을 날린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의 이 발언은, 지난 주말 태영그룹 측의 자구안 이행 약속을 끌어내는 마중물이 됐다.

 

결론적으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제1차 채권자 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 결정에 나섰는데, 이날 저녁 동의율이 75%를 넘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3개월간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된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제출한 구조조정 방안 등을 담은 워크아웃 플랜(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오는 4월 11일 제2차 채권자 협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이를 확정한다. 건설사 워크아웃은 쌍용건설(2013년) 이후 10년여 만이다. 

 

앞서 태영그룹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이 태영건설에 전액 지원됐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던 터라 워크아웃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주말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에 태영그룹이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잔액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고, 계열사 자금조달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태영건설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보증액이 다른 건설사보다 월등히 많다. 이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1일 "태영건설 사례는 부동산PF 중에서도 위험관리가 잘못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매번 강조해온 질서있는 구조조정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의 수장인 강 회장이 부동산PF 리스크의 상징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 회장은 2022년 6월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과제가 산적한 CEO(최고경영자)'로 주목받았다. 첫 출근길부터 만만찮았다. 강 회장은 본점의 부산이전을 반대하는 산업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회장 지명 후 2주 만에 출근했다. 그는 지방이전과 관련해 조직원들과 계속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HMM(옛 현대상선) 매각의 경우 지난 연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HMM노조는 하림그룹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하림의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미국, 일본 등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부 분리매각을 전격 결정하면서 합병 기대감을 높였는데, 윤곽은 오는 2월께 나올 전망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에 KDB생명을 매각하려던 딜은 결국 무산, 이후 기약이 없는 상태다.

 

매듭지어야 할 일이 산더미인 강 회장이 '쌍용자동차 정상화(2022년)' '22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2023년)'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도 구조조정 '과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2024년 첫 단추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다. 

 

강 회장은 지난 2일 밝힌 신년사에서 "올해 산업은행 창립 70주년을 맞아 올해의 키워드로 '어게인(Again), KDB 프라이드(Pride)'를 제시한다"며 "우리의 열정과 노력이 KDB 프라이드로 연결되고, KDB 프라이드가 더 큰 KDB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