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유일한 상상 속 동물인 '용'의 해가 예년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금융권 인물들이 있다.
특히 2024년은 고물가와 맞물린 고금리 기조로 인해 어느 때보다 수익성, 건전성을 확보할 지혜가 금융권 인사들에게 필요하다. 올 한 해, '상상'을 '도전'으로 일궈내 자신의 해로 만들어 펼칠 금융권 인물은 누가 있을까.
1964년생이 금융권 용띠 주축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먼저 눈길을 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정 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비서실장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KB국민은행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은행을 이끌고 있지만 '순익개선'은 그의 여전한 과제다. 특히 올해는 급감한 수수료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9월 말 신한은행은 펀드·외환·신탁·투자 등 6가지 수수료 항목 중 5개 부문에서 이익이 하락했다. 강 회장은 그가 언급한 부산 이전 '미션' 외에 HMM·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올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도 1964년생 용띠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 올랐지만 그룹이 지난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직제를 폐지하기로 해 올해는 하나증권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 하나증권은 작년 9월 말 순손실 143억원을 기록,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강 사장은 지난달 27일 조직개편을 단행, 영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룹에서 동일하게 실적개선 과제를 짊어진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도 1964년생 용띠 인사다. 하나카드는 작년 9월 말 순익 1274억원을 거둬 중소형사로서 선방했지만,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역대 최저 수준인 1.31%, 7.64%로 떨어졌다. 하나은행에서 오래 영업 구력을 쌓은 이 사장이 용의 해 기운을 받아 올해 비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강성수 한화저축은행 사장도 1964년생 용띠다. 한화 부사장 출신으로 2020년 1월 한화손해보험 부사장이 된 그는 2020년 3월~2023년 3월 만 3년간 한화손보 사장을 지냈다. 이후 한화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손보에 있을 때는 당시 '동전주'에 머물던 주가를 부양하느라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해 임기 내내 화제를 모았다. 그룹 내에서는 경험·안목을 보유한 재무 전략가로 꼽힌다.

보험업계에서는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과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이 1964년생 용띠 인물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법인으로, 이 사장은 통합법인 안착과 함께 새 먹거리 발굴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난 연초 취임한 이 사장이 현재 요양사업에 힘쏟는 만큼, 올해 라이프케어 부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초 계열사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했으며,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2월 첫 실버타운 '평창 카운티' 문을 열었다. 홍원 사장은 새해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지 이목이 모인다. 홍 사장은 앞서 삼성화재 '최대 실적'을 이끈 저력이 있다.
이외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전우종 SK증권 사장,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사장,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사장, 노용훈 예가람저축은행 대표, 김재홍 IBK저축은행 대표, 오준석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대표, 김영문 BNK저축은행 대표,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 등도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1964년생 용띠 인사들이다.
1976년생 용띠 금융권 인사 중에선 장영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대표, 이인섭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리오자산운용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 중 장 대표는 글로벌 인슈어테크(보험+기술)사인 볼트테크와 SK텔레콤, 베인앤컴퍼니, IT 스타트업 랩식스케이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손보에 합류했다. 장 대표는 "테크 기반의 새로운 시도로 사용자들이 온전히 보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어,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카카오페이손보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는 1988년생으로 용띠 금융권 막내뻘이다. AIA생명 본사 초고속 승진을 거쳐 2022년 7월 35세에 AIA생명 대표가 됐다. 취임 후 지난해 8월 자회사 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출범까지 숨가쁜 일정을 보냈다. GA 출범 당시 과도한 정착지원금 제공, 무리한 인력 스카우트 방식 등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AIA그룹의 강점인 대면 설계의 전문성 강화에 힘 쏟는 전략을 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새해 내부조직을 재정비할 그의 발걸음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