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금융지주들이 밸류업을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서자 동일인 지분 한도 규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올라가고 법정 한도를 넘길 경우 초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에 윤한홍 의원은 법 개정을 추진하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FETV는 동일인 지분 구조가 금융지주의 밸류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본다. |
[FETV=권현원 기자] BNK금융지주(이하 BNK금융)가 ‘동일인 지분한도 규제’라는 변수에서 빗겨가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BNK금융이 밸류업 여력을 확대할 명분도 생겼다.
◇‘동일인 지분한도 규제 변수’에서 빗겨간 BNK금융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동일인은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지주회사의 경우 이를 15%로 제한한다. 여기서 동일인에는 개인 또는 법인뿐 아니라 특수관계인까지 포함된다.
또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지주회사의 지분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지방금융지주회사는 앞선 규정과 같이 15% 이내에서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주식소유 현황. [자료 BNK금융지주 분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3130325363_9b5e46.jpg)
동일인·비금융주력자 지분한도 규제는 금융지주사들이 밸류업 이행에 나서며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는 특히 최대주주의 지분이 한도인 15%에 가까운 일부 금융지주사에서 부각됐다.
금융지주사들이 밸류업 이행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발행 주식이 줄어들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BNK금융의 경우도 지난해 8월,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소각이 실시되면서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0.42%에서 10.54%로 상승했다.
이러한 이유로 동일인 지분한도 규제가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실시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한도를 넘어서면 초과분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이는 오버행(잠재적 과잉 물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윤한홍 의원 등이 발의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발의안은 회사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지분이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설 경우 사후 승인을 받거나 지분 처분에 유예기간을 두자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규제와 밸류업 정책이 상충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BNK금융의 경우 다른 지방금융지주사와 달리 오버행 이슈에서 벗어나 있다. 지방금융지주사로 분류돼 동일인 지분한도가 15%인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 외 특수관계인이다. 지분율은 10.54%다. 이외 5% 이상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80%) ▲㈜협성종합건업 외 특수관계인(6.59%)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기사: [지방은행-산업 연결고리] ①BNK금융, 롯데 지분율 감소 속 협성종합건업 행보 '눈길'>
◇최대주주 지분율 10%대…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환경 조성
동일인 지분한도 규제를 고려했을 때 BNK금융의 상황은 비교군인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보다는 여유로운 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율은 14.37%로, 15%에 근접해 있다. iM금융지주의 경우도 시중은행지주 전환으로 지분한도가 10%로 줄어들면서 한도보다 초과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iM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OK저축은행으로, 지분율은 9.7%다.
![BNK금융지주 주요주주 지분율 변화 추이. [자료 BNK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3131020818_e4f9e7.jpg)
이렇듯 비교군 대비 여유로운 상황이 조성되면서 BNK금융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BNK금융의 주주환원 정책 방향은 ‘주당배당금의 안정적 성장’과 ‘저평가 구간에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실시’다. 주주환원율 목표는 2027년까지 50% 달성이다.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BNK금융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고 있다. 올해만 해도 2월 205만주(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완료했으며 추가로 8월까지 336만주(400억원)를 매입해 추후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역시 4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BNK금융은 예상하고 있다.
권재중 BNK금융 CF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비슷한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이사회 승인 사항이긴 하나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전체적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 재원은 28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