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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신임 사장 26명 중 여성 승진자 '1명'

'새 얼굴' 여성 사장 없는 금융권 연말 인사...'여성 리더 확대' 무색
4대금융 55개사 중 내년 여성 사장 '2명'...'임원→CEO' 생태계 넓혀야

 

[FETV=권지현 기자] '26 vs 1' 

 

올해 대형 금융그룹이 계열사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거나 후보자로 추천한 인사 26명 중 여성 승진자는 달랑 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 새 그룹의 여성 임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금융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전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선정된 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양종희 회장 체제 첫 인사로, 증권(IB부문), 카드,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재선임하고, 증권(WM부문), 손해보험, 자산운용,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6곳의 대표는 교체한다. 이중 KB저축은행에는 서혜자 KB금융 전무가 낙점됐다. 서 전무가 최종 선임되면 KB저축은행 최초, KB금융그룹 4번째 여성 CEO다. 

 

같은 날 하나금융그룹은 캐피탈, 생명보험, 저축은행, 자산신탁 등을 포함한 8개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에 나섰다. 하나생명을 제외한 7곳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는데, 노유정 현 하나펀드서비스 사장도 포함됐다. 그룹 첫 여성 CEO로 주목을 받은 노 사장이지만 지난해 2월 선임돼 이미 2년가량 회사를 이끌었다. '새로운' 여성 승진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 취임 후인 올해 3월과 7월, 은행, 카드, 종합금융, 저축은행 등 계열사 9곳의 대표를 새로 뽑았는데, 이중 여성 CEO 승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 

 

대형 금융그룹은 임원 선임을 비롯해 여성 리더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선임한 여성 사장은 수년째 한 두 자리에 머물고 있다. '새 인물' 조건 없이, 신한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의 55개 계열사 중에서 현재 여성 CEO를 둔 곳은 KB증권(박정림 사장), 하나펀드서비스, 신한DS(조경선 사장) 3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박정림 사장은 라임사태 중징계로 연임이 불발됐으며, 조경선 사장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그룹은 곧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해 4대 금융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7.2%를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8.9%, 8.5%였고, 우리금융(6%)과 하나금융(5.3%)이 뒤를 이었다. 4대 금융 평균은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평균(6%)을 상회한다. 다만 금융그룹별로 편차가 크고, 최근에서야 십수개 계열사의 사장 중 겨우 한 자리가 여성에게 할당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들이 임원-사장으로 이어지는 여성 리더 육성에 개별적이고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 예로 KB금융은 지난 2019년 조순옥 KB국민은행 상무를 그룹 최초 여성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했고, 이듬해 KB신용정보 대표이사로 올려보냈다. 조 대표 뒤를 이어 그룹 여성 준법감시인이 된 서혜자 전무는 지난 14일 인사에서 KB저축은행 대표 후보자가 됐다. 4대 금융 중 계열사 수가 11개로 가장 적은 KB금융이 여성 임원 자리를 확대하고 사장단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후보자는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한 인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