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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VS 도요타, 동남아 시장서 ‘한일전’ 격돌

7억인구 시장성·中 경제제재 회피…’아세안’ 집중 韓·日 완성차
현대차, 베트남·인니 판매 수직상승…싱가포르 HMGICS 등 R&D 역점
‘전통 강자’ 도요타, 대규모 투자 수성 집중…맞춤형 신차 등 공략 강화

 

[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가 동남아 자동차 시장을 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친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 있는데다 인구가 7억에 달하는 등 잠재력 높은 곳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앞세운 연구·개발(R&D) 강화, 도요타는 대규모 투자와 맞춤형 신차 출시 등을 통한 공략에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지역 자동차 시장을 무대로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가 ‘대리 한일전’을 연상케 하는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10개 국가 인구 수는 지난해 기준 6억7944만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미국·유럽 등의 대(對)중국 경제 제재 회피를 위해 ‘메이드 인 차이나’ 대신 동남아 행을 택하는 기업 수가 많아져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본래 이 지역은 1960년대부터 현지에 진출한 도요타·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 년 새 현대차그룹이 기술력과 상품성을 앞세워 완성차 시장을 공략하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총 4만973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4만3928대를 판매한 도요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또 동남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선 이 기간 2만9633대를 판매, 7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세안에서 21만 834대를 팔아 첫 ‘20만대 고지’를 넘은 데 이어 올해도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 유력해졌다. 불과 5년 전인 2017년 연간 판매 수(8만4290대)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판매량(올해 1~7월)을 살펴보면 이 기간 현대차는 3913대(점유율 57%)를 판매, 도요타(363대·5%)를 압도했다. 도요타 주력이 하이브리드차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지역 일본 브랜드 영향력을 고려하면 최근 현대차의 발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수천억원을 투입, 인도네시아 공장에 전기차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인도네시아 내수 뿐 아니라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태국, 베트남 등 주변 아세안 시장을 고려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회사 중 첫 현지 전기차 생산을 결정했다.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싱가포르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선 기존 대량 생산 방식(컨베이어벨트) 대신 소규모 작업장에서 근로자와 조립 로봇이 함께 맞춤형 차량을 생산한다. 다양한 미래차를 실험적으로 생산하며 연구·개발을 수행하기도 한다.

 

 

도요타도 동남아 시장 수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도요타 아시아 본부장은 최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 만나 태국에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 약속했다. 앞서 도요타는 지난해 7월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에 18억 달러(약 2조 3000억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내 한·중·일 3국 중 일본차 점유율이 91%에 달할 정도로 일본차는 동남아 지역에서 여전히 강세다. 도요타는 최근 태국에서 신흥국 환경에 특화된 저가형 1톤 픽업트럭 ‘하이럭스 챔프(Hilux Champ)’를 출시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