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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은행, 뜨거웠던 '기업금융' 대결...2등 경남은행, 1등은 어디

3분기 누적성장률, 하나>경남>농협>신한...우리는 꼴찌
대기업 '신한·광주·국민', 중소기업 '경남·광주·농협' 선방

 

[FETV=권지현 기자] "기업금융·자산관리·외국환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자" (이승열 하나은행장, 올해 1월 신년사)

 

"기업금융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해 나가자.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 (조병규 우리은행장, 지난 7월 취임사)

 

"수도권 영업 기반과 지역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자"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지난 7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업금융'이 올해 은행권 최대 경쟁부문으로 떠오른 가운데, 올 3분기까지의 성적은 '하나은행'이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FETV가 국내 5대 대형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5대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전북·광주) 총 은행 10곳의 올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은 지난 1년 새 기업(대·중소기업+공공기관)대출 잔액이 평균 6.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금리 장기화에 가계대출 수요가 주춤한 데다 금융당국의 '이자이익 비판'에 은행들이 개인고객보다 기업고객으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6.6%로 10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를 넘어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9월 말 138.4조원이던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61.4조원을 기록, 1년 만에 앞자리수를 세 단계나 뛰어넘었다. 대기업 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작년 9월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조원으로 우리은행(42.8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나 1년 만에 60%가량을 끌어올려 27조원을 돌파했다. 

 

 

경남은행이 25조원에서 27.3조원으로 9.2% 늘어 기업대출 증가율 2등을 차지했다. 대형은행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지만,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앞다퉈 지방 기업들에 손을 뻗쳐 은행 간 뜨거운 기업대출 경쟁이 벌어졌음을 감안하면 10%에 육박한 성장률은 의미가 있다. 특히 8.7%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이 눈에 띈다. 지난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방은행 중소기업 대출비율을 60%에서 50%로 낮춰 다른 지방은행들이 대기업에 집중한 사이 중소기업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증가율 각각 8.2%, 8.1%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1년 새 대기업 대출이 35.6% 크게 늘어 30조원에 육박, 리딩뱅크를 다투는 국민은행의 증가율(25.6%)을 크게 웃돌았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중소기업 대출이 4.2% 늘어 국민(2.0%)·우리(2.1%)은행 성장세의 두 배를 기록했는데, 덕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통상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많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북·부산·대구은행은 모두 대기업 대출이 20%대 성장세를 보이며 선방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평균 3.4% 늘어 전체 기업대출로는 중하위권에 자리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은행인 우리은행은 1년 동안 대기업 대출이 4.2% 증가, 10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성장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3% 수준에 머물러 은행 10곳 중 전체 기업대출 성장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3분기 리딩뱅크를 차지한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1.5% 소폭 늘어난 탓에 전체 6등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은 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과 이자이익 추이를 주목하고 있어 기업대출 부문 '뜨거운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 규모가 대기업의 5배에 달하는 데다 고금리 장기화, 경기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늘고 있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실제 5대 대형은행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많이 늘어난 하나·농협은행은 중소기업 연체율 각각 0.4%, 0.51%를 기록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기업대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이전엔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은 영업에 몸을 사렸다면 지금은 CEO가 먼저 '지방'에 집중하고 있다"며 "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탓에 영업 관련 임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중이 완화돼 은행마다 대기업 대출 강화 전략을 펼 것"이라며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대출이 건전성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만, 시중은행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