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고객수' 자랑했는데...카카오뱅크,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이것'

앱 고객수·MAU '은행권 1등'...플랫폼 사업 수익은 수년째 지지부진
이자이익 집중하며 '플랫폼 장점' 흐릿...공격적·차별화된 전략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수익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당시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격적인 성장이 향후 카카오뱅크 순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언했지만, 3년이 흐른 지금 카카오뱅크 플랫폼 사업은 전체 순익을 이끌기는커녕 은행 성장세와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서비스 외에 소비자에게 꼭 맞는 상품을 중개하는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이점을 내세우며 금융권에 등판했다. 하지만 국내 최다 수준의 앱 고객과 월간 사용자 수(MAU)를 보유하고도 플랫폼 사업은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하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은 잃어버린 채 이자이익에 집중한 '은행' 기능만 남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7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2025억원)와 견주면 37.8%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영업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1조4820억원으로 전년 동기(8943억원)보다 65.7% 불었으며, 지난해 323억원이던 외환거래·채권매각이익 등 기타수익이 올해 1462억원으로 352.6%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플랫폼 수익은 줄어들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올 3분기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183억원으로 1년 전(194억원)보다 1.1% 감소했다. 영업수익을 구성하는 4개 항목 가운데 유일한 하락세다. '플랫폼 수익'은 증권계좌개설, 국내외 주식 매매, 연계대출, 제휴신용카드, 광고, 미니(mini), 인증 등 7개 사업에서 파생되는 수익을 말한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지난 1년간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은행이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시계열을 넓히면 부진한 모습이 역력하다. 2021년 3분기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292억원으로 3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2년 뒤인 올해, 100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 플랫폼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증권비즈와 연계대출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연계대출의 경우 3분기 누적액은 6조6460억원으로 1년 전(5조5000억원)보다 20.8% 증가했다. 전년도 성장세가 49.4%였음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증가폭이다. 증권비즈는 하락폭이 더 크다. 올 9월 말 카카오뱅크의 증권계좌 누적 개설수는 640만좌로 1년 전(609만좌)보다 5.1% 늘었는데, 전년도 성장률은 24%였다. 

 

카카오뱅크 플랫폼이 이미 확보한 고객에 매분기 새로 유입되는 소비자 수를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고객 수는 2228만명으로 1년 전보다 12.6% 불었으며, MAU는 1744만명으로 1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MAU(1162만명)보다 600만명 가량 많은, 국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1년 새 40대 이상 고객도 침투율도 늘었으며, 50대의 경우에는 10%포인트 높아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실적발표를 하면서 앱 MAU와 40대 이상 유입 확대, 신규고객 증가 등 'IT 기업' 같은 성장세를 제시했지만 실제 플랫폼 수익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앱 확장력을 적극 활용, 이전보다 공격적인 플랫폼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금융권에 출사표를 낸 만큼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영향력을 금융소비자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주식 시장 축소, 제2금융권 대출 둔화 등으로 증권계좌 개설과 연계대출 서비스의 수익 규모가 줄면서 플랫폼 수익이 전년 3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광고 실적 확대, 연계대출 서비스 개선세, mini 연령 하향 확대 등으로 플랫폼 수익은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순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 판매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으며, 공모주투자 서비스도 오픈할 계획"이라며 "향후 대출비교 서비스 출시, 광고 수익 지속 확대, 투자 서비스 상품 대상군 확대, 신규 플랫폼 서비스 출시 등을 통해 플랫폼 수익 개선세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