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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때로 회귀한 기업은행 건전성...김성태, 약속 지킬 수 있을까

3분기 부실채권비율 1.01%, 은행권 최고 수준...건전성 지표 악화 뚜렷
中企 제조업 실적부진 직격탄...김 행장 "부실확대 우려, 빈틈없이 대처"

 

[FETV=권지현 기자]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IBK기업은행이 자산건전성 지표는 코로나 수준으로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난 탓이 크지만, 은행권 최고 수준의 '부실채권비율'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도 받아들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888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조7343억원)보다 8.9%(1546억원) 성장했다. 9월 말 기준 역대 최고치다.  

 

순익 성장은 전체 여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이 이끌었다. 9월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31.7조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1조원(5.0%) 증가했다. 덕분에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기업은행의 올 9월 말 이자이익은 5조5957억원으로 1년 전(5조333억원)보다 11.2%(5624억원) 불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평균 증가율(5.8%)의 두 배에 육박한다. 

 

 

문제는 건전성 지표다. 기업은행은 9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 1.01%를 기록했다. 이는 4대 은행 평균(0.24%)의 4배를 웃돈 것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0.80%)보단 0.21%포인트(p) 높아졌는데, 기업은행 NPL비율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은행 이 수치가 1.0%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3월 말(1.05%)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부실채권비율을 뜻하는 'NPL비율'은 금융회사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부실 위험은 커져 건전성은 악화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2018년 발표한 동향분석보고서를 통해 "NPL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NPL이 많을 경우 은행 대출여력, 신용창출, 투자·소비 등이 제약을 받게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NPL비율이 1%대를 기록한 것은 총여신보다 부실채권이 더 빠르게 증가한 탓이 크다. 기업은행의 9월 말 총여신은 303조1400억원으로 1년새 5.9% 늘었지만, 고정이하여신은 3조760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불어났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에서 부실채권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9월 말 제조업부문 NPL비율은 1.41%로, 전년 동기(1.19%)보다 0.22%p 상승했다. 제조업 부문 NPL비율이 1.4%대로 뛰어오른 것은 2021년 6월 말(1.42%) 이후 처음이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체들이 자금 공급을 진행한 기업은행의 건전성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인데, 이는 은행에 대손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기업은행의 9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1조5198억원으로 1년 전(9454억원)보다 60.8%(5744억원) 증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 악화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개 인사업자, 소기업 등 취약한 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에도 건전성 지표 관리부담은 지속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 취임한 김성태 행장이 건전성 지표 개선을 통해 은행 부담을 덜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행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취약기업의 정상화 유도와 건전성 관리 등 부실 확대 우려에 빈틈없이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에 따라 시중은행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코로나 기간 당국의 각종 지원책으로 감소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최근 경기침체,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라 부실여신이 증가하며 올해 3분기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이 우려되는 취약부문을 선제적으로 선별 점검하고 기업구조조정을 확대 검토하는 등 여신 단계별로 면밀히 건전성 관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필요할 경우 NPL 감축을 위해 부실여신 외부매각을 확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