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동국홀딩스가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동국제강그룹이 동국홀딩스를 정점으로 둔 체제 전환에 성공한 것. 동국홀딩스는 향후 100억원을 출자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철강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 계열사의 성장을 도모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최근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켰다. 앞서 지주사 요건에 미달됐던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을 현물출자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국내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나 계열사 지분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동국홀딩스의 동국제강 및 동국씨엠 지분은 각각 4.12% 수준이었다. 지주사 요건에 미달된 셈인데 동국홀딩스는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두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확보했다. 동국제강그룹의 지주사 전환 체제를 사실상 완료한 셈이다.
동국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공개매수는 장세욱 동국홀딩스 대표이사 및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 오너일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양 사 최대주주인 장 회장 지분을 비롯해 장 회장의 특수관계자 지분 26.27%를 동국홀딩스에 넘겼다. 이에 대한 대가로 동국홀딩스는 장 회장 및 특수관계자에게 신주를 발행했다. 장 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동국홀딩스의 지분은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아지며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한 동국홀딩스는 향후 100억원을 투자해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만들어 IT와 물류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100억원의 투자금은 올 상반기 기준 동국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동국제강그룹의 본업인 철강산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 발굴에 나서겠단 의지로 읽힌다.
동국홀딩스가 계열사 성장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배당수입 때문이다. 지주사의 주 수입원은 배당수입인데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영업이 잘 될수록 지주사의 수입도 늘어난다.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한 동국홀딩스가 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100억원을 들여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만드는 이유다. 늘어난 배당수입은 다시 계열사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 셈이다.
동국홀딩스는 또 지난 5월 배당 강화 정책도 내놨다.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계열사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도 동국홀딩스의 배당 정책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분할 이전인 지난 2월 동국제강은 총 458억원을 배당했다. 이를 동국홀딩스가 보유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 30%에 적용하면 137억원이다.
동국홀딩스도 CVC 설립 이후 많은 시간을 들여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에 적합한 신사업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뿐더러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확인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동국제강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신사업 구축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로 열연 및 냉연강판 소재의 국산화, 2단계로 인터지스, 동국시스템즈 등 IT 물류 계열사들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1단계와 2단계를 통해 그룹 차원의 기초 체력이 다져진 후 마지막 3단계로 신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국홀딩스는 1단계로 신사업 확보를 시작했다. 계열사 동국씨엠이 지난 7월부터 라미나 필름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컬러강판에 부착되는 라미나 필름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는데 이를 국산화하기 시작했다. 동국씨엠은 라미나 필름 설비 도입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국홀딩스의 CVC 투자는 열연과 냉연 불문하고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소재를 국산화, 내재화하는데 우선 주력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