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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행' 전환 제동 걸리나...대구은행, 계좌 1662개 부당개설

 

[FETV=권지현 기자] DGB대구은행이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대규모 일탈로 전국은행(시중은행)으로 전환하려던 대구은행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각종 금융사고 등이 발생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에 문제가 없느냐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업계획 타당성이나 (기관) 건전성, 대주주의 적격성을 봐야 하는데 심사 과정에서 (의원님) 말씀하시는 게 조금 고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대구은행 금융사고 검사 결과 대구은행 직원들이 2021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고객 신청서 사본을 이용해 증권계좌 1662건을 부당 개설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영업점 56곳의 직원 114명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직원들은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증권계좌 개설 신청서를 최종 처리 전 출력해 사본을 하나 더 만들고, 이를 활용해 B증권사의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을 취했다.

 

 

이들은 출력본에 기재된 증권사 이름이나 증권계좌 종류 등을 수정테이프로 고쳐 다른 계좌 신청서로 다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본을 제대로 수정하지 않아 계좌 명의인 정보가 실제 개설된 증권계좌 정보와 불일치하는 경우도 669건이었다. 

 

일부 직원은 고객 연락처 정보를 허위의 연락처로 변경,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증권계좌 개설 사실과 관련 약관 등을 안내받지 못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증권계좌에서 발생한 자금 이체나 주식 매매 같은 실제 거래 내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대구은행이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2021년 8월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개시하고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와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한 것이 사고 배경이 됐다고 판단했다.

 

증권계좌 개설 업무와 관련해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고객이 전자서명한 서류를 전산오류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데도 출력할 수 있는 등 전산 통제가 미비했으며, 사후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