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오일의 알 히즈아지 CEO(최고경영자)가 올해 5월 부임한 뒤 한 달만인 6월까지의 2분기 재무건전성의 미소를 짓고 있다. 올 상반기 경영성적표는 전년 동기대비 현금은 늘어난 반면 부채는 줄어드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오일의 상반기 현금성자산은 1조9150억7000만원, 부채는 7조8760억87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현금성자산과 부채 부문에서 양호한 재무 성적표다. 작년 현금성자산은 1조3103억2600만원, 부채는 8조2131억5800만원으로 집계되는 등 상반기중 우수한 재무건정성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즉, 현금은 상반기 만에 작년 보유량 대비 6000억원 가량 넘어섰다. 같은 기간 부채도 3400억원 가량 줄여놨다. 이 두 가지 항목만 보더라도 알 히즈아지호(號)가 전임 CEO였던 알 카타니가 호성적의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이같은 상반기 우수한 현금성 자산과 더불어 하반기에는 더 우수한 재무 상태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유는 올 8월부로 정유사업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8월 기준 배럴당 평균 정제마진은 12월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월(7월) 평균 5달러 대비 2배 넘게 급상승했다. 9월 정제마진도 전월대비 보합세를 띄고 있어 S-오일을 비롯해 정유업계가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가 유력한 상황이다. 정제마진이란 각종 원유에서 정유로 탈바꿈되기까지 각 종 인건비, 운송비, 운영비 등을 차감한 순수 이익을 말한다. 통상 정제마진이 5달러 이상 되면 손익분기점(이익도 손해도 아닌 본전)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어닝서프라이즈를 유지해 주는 정제마진이 고공행진만 지속될 경우 올해 현금성 자산은 작년대비 더욱 넉넉한 곳간을 채울 것이 분명하다. 이로 인해 히즈아지 CEO의 마음은 한결 가벼운 상황이다. S-오일의 상반기 경영성적도 만족스럽다. 매출 16조8972억2600만원, 영업이익은 5521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보다는 6배 가량 낮지만 여전히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들썩거리자 사상초유의 초대박(어닝서프라이즈)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작년 상반기에는 매출 20조7294억4900만원, 영업이익 3조539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급등한 정제마진으로 정유업계에선 올해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1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S-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든든한 사우디 국영기업이자 최대주주인 아람코가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아람코는 S-오일의 전체 6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로부터 대량의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를 거친 뒤 휘발유, 경유, 석유화학제품 등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밸류체인을 통해 국내외로 수출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에 상반기 보단 하빈기가 훨씬 더 좋은 경영성적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현금성 자산도 덩달아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