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T’가 90%를 넘는 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독과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시호출 시장에는 우티·타다·아이엠 등 타사 서비스가 있지만 경쟁 상대로는 역부족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역차별 규제를 풀어달라”며 사업 확장을 노리는 가운데 향후 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주 사용층 중심으로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한 가운데 카카오택시(카카오T) 점유율이 절대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카카오T 월 평균 이용자 수는 1139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32만 6000명)가량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와 호출 서비스를 통해 국내 모빌리티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합작한 우티, 대형택시 서비스 아이엠, 타다 등이 서비스를 운영중이지만 비교가 어렵다. 올해 6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카카오T가 약 1167만명, 우티가 약 54만명, 아이엠과 타다는 8만명대였다.
후발 주자들은 경영 쇄신을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티는 지난 15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전 배달의민족 베트남 사업 총괄 송진우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송 신임 대표는 하반기 국내 사업 확장, 이용자 경험 혁신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또 모회사 토스를 통해 최근 매각 논의가 불거졌던 타다는 8월 이용요금 인하를 단행하고 ‘친구 초대 이벤트’ 등을 통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이용자 수 반등과 같은 변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택시호출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 안착도 쉽지 않다. IT 플랫폼 기반 운수사업자 파파모빌리티는 상반기 국토교통부에 증차 의사를 밝혀 하반기 100대에서 200대로 차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 확장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가맹사업자(가맹택시)로 한때 카카오T 블루에 이어 업계 2위였던 마카롱택시는 적자 끝에 지난 4월 파산했다.
일각에서는 지배적 사업자가 된 카카오T 택시호출 서비스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T가 지난 7월 19일 도입한 ‘감사 팁’ 결제 기능에 대한 갑론을박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택시비도 인상됐는데 팁까지 줘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초기에는 승객이 이용 택시기사에게 별점 5개를 주면 팁 결제 팝업이 바로 노출됐으나 8월 30일 이후부터는 ‘마음 전달하기’ 링크를 눌러야 이동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택시 플랫폼 경험 과정에서 승객 편의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개선한 사항”이라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지속적으로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이뿐 아니다. 3000원 내외의 호출료를 추가 부담하는 대신 배차가 빠른 ‘카카오T블루’ 서비스에 대해서도 “양질의 택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웃돈을 감수해야 하느냐”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택시호출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T는 과거 앱 보급 초창기 기사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등 과감한 프로모션으로 덩치를 키웠다”며 “시장을 장악했지만 택시업계와의 갈등, 소비자 서비스 불만 등은 언제든 크게 터질 수 있는 ‘뇌관’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택시호출업계에서 독점적 점유율을 지닌 카카오모빌리티지만 회사는 여전히 “규제 역차별을 풀어달라”며 적극적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플랫폼의 국경을 넘은 도전’ 세미나에 참석,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거대 플랫폼의 국내 침탈에 힘겹게 맞서는 유일한 토종 플랫폼”이라며 “해외 주요국은 자율주행 산업 육성을 위해 경쟁적 투자, 정책적 지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지원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류 대표는 아울러 “과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이해관계인 보호 정책 때문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