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BNK금융그룹의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이 나란히 취임 100일을 맞았다.
'허니문'이 끝난 만큼 두 행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두 행장 앞에 놓인 당면 과제로 '수익성 확대'가 꼽힌다. 올해 1분기(1~3월) 부산-경남은행은 지방은행 중 최하위 수준의 수익성 지표를 기록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6개 지방은행 중 총자산 규모 각각 1위, 3위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창출 능력이 '체급'에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임한 방성빈 부산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이달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먼저 방 행장은 "취임 후 부울경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소재한 거래처를 찾는 등 매일 기업체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고 언급한 뒤 "임기가 끝나는 2025년에는 총자산을 현재 87조원에서 100조원 규모로 키워 명실상부한 중견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예 행장은 "내실을 갖춘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던 취임 일성을 상기시킨 뒤,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현은 달라도 모두 '성장'을 언급한 이들 행장들의 가장 큰 숙제는 수익성 확대다.
![5대 지방은행 ROE 추이(단위: %). [자료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728/art_16891216978041_b69eb9.png)
올 3월 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각각 10.41%, 9.57%를 기록했다. 총자산 7조원으로 부산은행의 12분의 1 수준인 제주은행을 제외한 5대 지방은행 중 부산은행은 4위, 경남은행은 5위로 '꼴찌' 수준이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13.97%로 가장 높았으며, 전북·대구은행은 각각 11.51%, 10.84%를 기록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작년 3월 말에도 각각 9.73%, 10.27%를 나타내 역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새 은행장들이 '낮은 수익성'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ROE는 자본총액 대비 순익 규모를 가늠하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효율적으로 순익을 많이 낸다는 의미다. ROE가 높을수록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돌려줄 수 있기에 ROE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투자자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으로선 ROE 지표를 끌어올리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산-경남은행의 ROE가 낮은 데는 자본 대비 순익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3월 말 자본총액은 각각 5.7조원, 3.7조원으로, 지방은행 1위, 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덩치만큼 이익이 따라주지 못해 수익성은 이들보다 자본이 적은 은행에 뒤처져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부산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한 1458억원, 경남은행은 2.1% 줄어든 8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17% 증가한 728억원, 대구은행은 6.5% 늘어난 1214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광주은행의 경우 자본 총액이 2.1조원으로 부산은행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부산은행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줬다.
부산-경남 신임 행장들이 성장에 대한 출사표를 새롭게 던진 만큼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수익성 확대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금융권은 하반기 금융시장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이 본업인 기업·가계대출 영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축으로 하면서 신사업 확장에도 무게를 싣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향후 계획에 대해 방 행장은 "하반기가 진짜 위기일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부문별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 실행하겠다"고 했다. 예 행장은 "수도권 영업 기반과 지역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산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안정적인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