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수식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414/art_16807437324374_fa82ee.jpg)
[FETV=김수식 기자] “점심때마다 뭐 먹을지 고민이에요.”
직장인 정재현(가명, 38)씨의 말이다. 그의 점심메뉴 고민은 직장생활과 동시에 따라다녔다. 최근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불과 1,2년전만 해도 어떤 메뉴를 골라 먹을지가 고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식당에 들어서면 음식값 때문에 메뉴를 고민하게 된다. 정씨는 “점심을 먹을 때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걸 느낀다.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점점 사라진다”며 “서민음식은 이제 옛말이라고 하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실제 요즘 공공연하게 들리는 말이 ‘서민음식은 옛말’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맘 편히 즐기던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상승폭은 작년 3월(4.1%) 이래 가장 낮았다.
이제 과거형이 됐지만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는 자장면이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자장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70년 100원에서 올해 평균 가격인 6361원으로, 무려 6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4345원과 비교해도 46.4% 올랐다. 최근 물가 상승이 두드러진 5년 전의 5011원과 비교해도 26.9% 올랐다.
자장면 가격이 오른 주요 원인을 꼽자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자재 가격 상승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그리고 기후 변화 등이 있다. 권대현 한국물가정보 조사연구원은 “선별된 주재료 외에 지역별 혹은 식당별로 감자나 양배추와 같이 추가되는 재료를 생각하면 실제 자장면 가격에는 더 차이가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같은 사례로 냉면이 또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냉면 1인분 가격은 지난 2월 기준 평균 1만692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7.3% 오른 것이다. 서울 내 냉면 가격(2월 기준)은 2014년 7773원에서, 2020년 9000원까지 꾸준히 올랐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28.1% 증가했다.
‘치느님’이라 불리며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치킨 가격도 이제 만만치 않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 조정을 시행했다. 권장 가격 조정은 품목별로 500~3000원 사이로 진행됐다. 지난 2021년 11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린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햄버거도 '서민음식'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할 상황이다. 버거킹은 지난달 10일부터 원자재 및 물류비 등 제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이 인상된 메뉴는 버거류 32종, 사이드 및 음료 15종 등 총 47종이며, 평균 인상률은 2.0%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원자재 및 물류비 등 제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며,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며 “버거킹은 앞으로도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버거킹뿐 아니다. 같은 이유로 맘스터치도 지난달부터 버거류 가격을 평균 5.7% 올렸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인상했으며, 신세계푸드와 롯데리아도 각각 평균 4.8%와 5.1%씩 올렸다. KFC도 메뉴별로 각각 100~200원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