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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왕의 귀환”…‘경영위기’ 돌파 위해 다시 전선으로 향하는 오너들

신동빈 3년만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복귀
정의선 ‘현대모비스’‧조원태 ‘한진칼’ 재선임
‘한진’ 조현민‧‘셀트리온’ 서정진, 복귀 무게

 

[FETV=김수식 기자‧김진태 기자] 대한민국 기업이 너나 할 거 없이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19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가 싶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내외에 심각한 경기침체가 왔다.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오너들이 움직였다. 3월에 연달아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 현재 국내 기업은 ‘왕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신동빈 회장이다. 신 회장은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롯데칠성음료의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3년 만의 복귀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롯데칠성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2019년 재선임 됐지만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그해 12월 사임한 바 있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지난 4분기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8417억원, 영업이익 22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3.4%, 22.3% 상승한 수치다.

 

정의선 회장도 현대모비스 4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로 인해 현대모비스의 신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실적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전문경영인과 달리 그룹의 오너가 책임경영에 나서면 막대한 돈과 시간이 필요한 신사업 추진에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최근 전동화 핵심 부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소프트웨어 등에 3년간 10조원 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R&D)과 해외 생산거점 투자로 전년 대비 가용 현금이 줄어들고 시자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탄력적 대응으로 추가 재원을 확보해 미래투자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한진칼 제10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과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후 한진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항공업계 재편에 기여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하늘길을 책임지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더 나은 한진그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런가하면 향후 진행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복귀가 확실시 되는 오너들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진의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다. 조 사장은 23일 제67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한진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 관계자는 “조 사장은 노삼석 사장과 함께 국내외 물류 인프라·자동화 투자, 해외거점 확대 추진, 수익원 확대, 원가 개선에 집중해 지난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가 3세인 조 사장은 2018년 갑질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뒤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초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사내이사 복귀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그룹도 서 명예회장을 상장 3사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과거 정년이 되면 은퇴하겠다던 약속을 지키겠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현직에 돌아오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셀트리온그룹 측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과 미래 전략 재정비를 추진중인 현 경영진이 서 명예회장의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가 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