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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도크는 채웠는데…구멍난 재정은?

2년 새 누적 결손금만 4조원 육박…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
한화 인수자금 수혈에도 역부족…흑자전환까지 자금 지원 절실

[FETV=김진태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길었던 불황 터널을 지나 순풍을 타는 모양새다. 고부가 선박으로 알려진 LNG선 수주만 2년 만에 4배 이상 늘었기 대문이다. 업황이 좋지 않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저가 수주도 대다수 해결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흑자전환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2조원의 자금도 수혈된다. 다만 2년 전부터 누적된 적자가 너무 커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팽배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에만 1조원이 넘게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수주한 선박은 LNG선인데 지난달과 이달 합쳐 모두 3척이다. 수주 규모는 1조488억원이다. 올해 목표치인 69억8000만 달러(9조1040억원 가량) 대비 11.5%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LNG선 수주를 대폭 늘리기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LNG선 발주가 증가한 탓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9척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38척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LNG선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대폭 개선되면서 올해 흑자전환에 대한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지만, 우려스러운 시각도 존재한다. 2021년부터 쌓아온 적자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커졌다는 인식에서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록한 결손금만 2조7007억원에 이른다. 2021년 결손금까지 더하면 2년간 쌓은 누적 결손금은 4조원을 육박한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자본잠식에 도달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조3328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수출입은행에서 수혈받은 공적자금인데 상환이 어렵자 전환사채(CB)로 돌렸다.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지만, 부채의 성격이 강하다. 

 

인수 작업이 막바지인 만큼 한화로부터 자금 수혈이 예정돼 있다는 것은 호재다. 다만 그간 쌓아둔 결손금 규모가 4조원을 육박하고 한화의 인수자금은 2조원 규모라는 점에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한화의 인수자금을 온전히 재정에만 쏟아부어도 그간 누적된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한화의 이름값을 빌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시각에서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를 이상적, 200% 이하를 안정적으로 본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542%를 기록하며 1000%를 넘겼다는 점이다. 자금조달에 성공해도 높은 부채비율상 막대한 이자 부담이 예상된다. 흑자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부채비율을 해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조선업계의 특성상 대우조선해양의 높아진 부채비율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조선업계의 경우 수주할 때 20%를 선수금으로 받는 데 이 금액이 회계상 부채로 잡힌다. 수주가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증가한 수주는 향후 매출로 이어지고 결국 부채는 해소된다. 대폭 늘어난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에도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늘어난 것은 호재지만 당장은 돈이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의 구멍난  재정을 메우는 데도 돈이 있어야 하지만 수주를 매출로 만들기 위해서 선박의 건조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통상 수주할 때 20%의 선수금을 받은 이후 나머지 대금의 대다수를 선박 인도할 때 받는다.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1조151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화로부터 인수 자금이 수혈되는 만큼 지금의 재정난은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 쌓아둔 적자가 막대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업황이 좋지 않아 받았던 저가 수주도 대다수 해소된 만큼 올해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