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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한화 건설부문, 손절했던 ‘비스마야' 프로젝트 재개할까?

갈등 불씨 ‘한화건설 합병’ 일단락…NIC 측 사업재개 적극 나서
비스마야 사업 수주잔고 8조원대 웃돌아…2년 치 일감 무시 못해

[FETV=김진태 기자] 한화 건설부문이 손절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하 비스마야 사업)에 다시 뛰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한때 한화그룹의 숙원사업으로 불릴 만큼 사업 규모가 막대한 데다 최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한-이라크'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10월 철수를 선언한 비스마야 사업 재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업 철수의 배경이 됐던 한화건설 합병 문제가 마무리된 데다 NIC가 사업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실제로 NIC 측은 한화 건설부문이 철수를 선언한지 한달만인 작년 11월부터 한화 건설부문 측에 물밑 접촉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건설부문이 이미 완공한 비스마야 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타 시공사를 찾는 것보다 한화 건설부문이 계속 맡길 바란다는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공사 중단 결정 당시 현지에서는 주민들의 ‘한화건설 철수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NIC 측에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비스마야 사업 재개의 물꼬를 튼 셈이다. 하지만 갈길은 멀다. 사업 철수의 가장 큰 배경이 됐던 한화건설 합병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받지 못한 공사대금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이 해당 사업으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은 8200억원 가량 수준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지난해 8월 말 기준 공사를 완료한 공사에 대해 49억5100만달러(6조4900억원 가량)를 청구했지만 받은 돈은 43억2200만달러(5조6800억원 가량)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화 건설부문도 이 부분을 의식한 듯 사업 재개에 대해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 측이 먼저 제안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MOA 체결은 말 그대로 대화를 재개한다는 의미일 뿐, 사업 재개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화 건설부문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 일각에선 한화 건설부문이 비스마야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먹음직스러운 먹이라는 점에서다.

 

비스마야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다. 부지는 550만평 가량으로 여의도 6배 면적 크기며 예상 거주 인원만 60만명에 달하는 등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 건설부문이 당시 수주한 금액은 101억2000만달러(한화 12조4000억원 가량)로 이미 받은 공사대금을 제외해도 남아있는 수주잔고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조3950억원에 달한다. 한화 건설부문의 연간 매출액이 4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비스마야 사업에서만 2년 치 일감이 쌓여있는 셈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신중한 태도에도 업계에서 비스마야 사업이 재개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사업파트너인 이라크 정부가 새로 꾸려진 점도 비스마야 사업 재개를 긍정적으로 보는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이라크는 지난 2021년 10월 총선 후 내각 구성 문제로 정권 공백이 1년간 지속되면서, 사실상 한화 건설부문과의 정상적인 대화 진행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라크의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총리 및 21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모두 완료됐다. 비스마야 사업의 발주처인 NIC는 총리실 직속이다. 최근 NIC 의장이 교체된 만큼 공사 재개 논의에 있어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