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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현대제철, ‘수익 감소·생산 차질’ 등 겹악재…돌파구는?

철강 시황 악화로 반토막난 영업이익에 노조리스크까지
친환경 생산체제 구축 및 고부가 산업 발굴 ‘안간힘’

[FETV=김진태 기자] 현대제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절반 가량 감소한 탓이다. 특별 격려금 논란으로 빚어진 파업에 생산성이 줄어든 것도 미간을 찌푸리는 이유중 하나다. 다만 투자를 늘리면서 신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3분기 매출 6조6350억원, 영업이익 4169억원, 당기순이익 224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철강 시황이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9.5%, 당기순이익은 62.3%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의 수익이 1년만에 이토록 급감한 것은 철강 시황이 좋지 않아서다. 철강에 대한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자 제품 가격도 감소하면서 철강산업 전체의 수익성도 같이 하락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톤(t)당 127만원이던 후판 가격은 지난 9월 기준 98만원으로 줄었다. 3달만에 후판 가격이 30만원 가깝게 내린 셈이다. 문제는 후판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산 후판의 대체제인 중국산 후판이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가격 하락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한국 철강 수요는 2.3%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노조리스크도 현대제철의 안색을 어둡게 한다.

 

현대제철의 노조는 지난 9월 24일부터 당진제철소에서 게릴라성 파업을 벌여왔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같은 400만원의 특별공로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절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는 순환근무 시스템에 따라 라인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파업 시간이나 방식을 결정하지 않는 기습적인 방식이다. 또 24시간 조업을 중단시키는 방식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가 게릴라성 파업을 이어오면서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열연부분에서만 50만t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000억원 가량에 이른다. 해당 직원은 “처리를 못해 현재까지도 공장이나 도로 곳곳에도 쌓아놓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철강 수요 둔화에 노조리스크까지 겹악재에 시달리는 모양새지만 돌파구는 있다. 현대제철이 시황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 신사업 투자에 힘을 쏟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매년 1조원 이상을 자본적지출(CAPEX)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엔 1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올해 다시 CAPEX에 1조원대를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적지출은 미래의 영업이익을 기대하며 설비시설 확장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제철이 매년 1조원 가량을 CAPEX에 투자하면서 신사업도 성과를 내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은 그룹의 ‘수소비전2040’에 발맞춰 수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현재 2030년까지 10만t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또 수소·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금속분리판도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부터 양산기술 개발을 진행했으며 2018년부터 대량생산에 들어가 연간 1만6000대 규모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23년 양산을 목표로 2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3만9000대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고 그 반응 과정에서 물만 배출되는 친환경 제철 공정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친환경 전력으로부터 생산된 그린수소를 투입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대신 물이 배출된다. 

 

기존 철강재는 1t 생산시 2t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는데 그린스틸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제철은 수소사업을 미래 경쟁력으로 삼아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수소사회가 눈앞에 다가온 만큼 현대제철의 행보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이성수 현대제철 모빌리티소재사업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자동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현대제철 역시 수소·모빌리티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게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 중”이라며 “미래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할 핵심소재를 개발하고 소재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