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하이트진로 노사 갈등이 6개월여 만에 풀렸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올해 상반기 승승장구한 하이트진로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의 파업으로 하반기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노사합의를 통해 다시금 성장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됐다. 향후 경쟁 업체와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도 예고된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의 경우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창’을 들었고, 소주로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브랜드 소주를 견제하는 ‘방패’를 들었다.
하이트진로 노사 갈등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앞서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다.
이들은 지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제품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을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홍천군 맥주공장으로 파업 범위를 넓히더니 서울 강남 하이트진로 본사에 진입, 로비를 불법 점거하고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수개월간 팽팽하던 줄이 드디어 느슨해졌다. 지난 9일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와 하이트진로 자회사 수양물류는 재발 방지를 전제 조건으로 화물차주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철회하고, 파업 책임자 일부는 운송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운송료 5% 인상 ▶공장별 복지기금 1% 조성 ▶휴일 운송단가 150% 적용 등도 담겼다.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와 화물차주분들 간의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운송료 인상 이외에 이번에 제기된 여러 가지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수양물류와 차주분들 간에 향후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당사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상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또 “‘협상 당사자들간의 대화를 최우선으로 법과 원칙의 적용’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표명해 준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이번 협상이 타결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협상이 마무리된 시점을 빌어 그 동안 이천, 청주, 홍천 공장을 비롯해 최근 본사의 상황까지 오랜 기간 고생하신 경찰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불철주야 움직이는 중이다. 먼저, 하이트진로는 ‘청정라거 테라’에 힘을 기울여 오비맥주 카스와 승부를 겨룬다. 두 회사는 나란히 가성비를 앞세운 대용량 맥주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청정라거 테라’의 페트 라인업을 확대하며 가정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상무는 “소비자의 작은 니즈에도 귀기울이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노력의 결과로 이번 신규 라인업을 선보이게 됐다”며 “합리적인 가격대와 편의성으로 소비자 인기를 끌고 있는 대용량 트렌드로 가정 채널을 지속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용량은 늘리고, 용량당 가격은 줄인 ‘카스 2.0 메가 페트’를 출시했다. 기존 1.6L 용량의 카스 페트 제품보다 용량이 400ml 늘었고 용량당 가격은 줄었다. 운반이나 보관이 용이해 외부 활동시 편리하게 마실 수 있게 만들어졌다.
더불어, 롯데칠성음료의 새 소주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늘(14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인다. ‘처음처럼 새로’는 기존의 소주 제품과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소주다.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했으며,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주류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한국의 전래동화부터 최근의 영화, 드라마에서 다양한 느낌의 매력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구미호를 브랜드 엠베서더 캐릭터로 선정, 향후 구미호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스토리텔링 및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과 점유율을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