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롯데건설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권 확보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건설이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탈환한 데 이어 울산지역 재개발 최대어인 중구 B-04구역 수주전에도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장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이 일찌감치 시공권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는 곳이다. 롯데건설 입장에선 넘어야할 산인 셈이다.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둘러싸고 롯데건설과 삼성물산, 현대건설간 치열한 3파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건설 측은 부산 서금사 재개발 시공권 재탈환 사례를 언급하며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권 확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말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을 다시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4월 16일 시공권을 잃은 이후 4개월 만에 재수주한 셈이다. 롯데건설은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18년 12월 해당 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하지만 올 초 HDC현산이 짓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가 무너지면서 서금사 A구역 재개발 조합은 HDC현산의 시공계약을 해지했는데 컨소시엄을 맺은 롯데건설도 시공권을 잃었다. HDC현산과 컨소를 맺었다는 이유로 시공사 지위를 잃었던 롯데건설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시 금정구 인근 7만2051㎡ 부지에 지하 5~지상 49층, 공동주택 13개동, 2368세대 규모로 건설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사업비는 총 8103억원으로 조합원(933가구) 물량보다 일반분양(1700여 가구)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로 꼽힌다. 롯데건설이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인 이유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해당 사업지 수주를 위해 OS요원을 동원, 지하철 전광판에 홍보하는 등 입찰 참여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분양가 대비 조합분양가 50% 차등적용, 조합원 분담금 입주 후 2년 뒤 납부, 총회 의결된다는 전제 하에 이주촉진비 세대당 2억원 수준 지급 검토 등 파격조건을 내세운 것이 재수주할 수 있었던 비결로 전해진다.
롯데건설이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을 다시 수주하면서 울산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중구 B-04구역 수주에도 나선다는 견해가 나온다.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도 부산 서금사 재개발구역처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지만 최근 시공계약이 해지된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의 일반분양 물량이 68.6%에 달해 사업성이 좋다는 점도 롯데건설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은 우정동 일대를 재개발해 아파트 4081가구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공사비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조합원 물량은 1168가구, 일반분양은 2800여 가구에 이른다.
통상 도시정비사업에서 일반분양 비율은 50%를 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의 알짜 사업지로 유명한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일반분양 비율은 한남2구역(43%), 한남3구역(27%), 한남4구역(75%), 한남5구역(41%) 등 한남4구역을 제외하면 모두 50%를 밑돌았다.
다만 롯데건설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일반분양 물량 비율이 높아 알짜사업장으로 알려지면서 시공능력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눈독 들이고 있어서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양사는 일찌감치 홍보 인력을 확보하고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장 인근에 홍보성 플랜카드를 설치하는 등 재개발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홍보전에 한창이다.
이들은 또 재개발 조합원을 겨냥한 물밑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 인근 한 부동산중개인 A씨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직원이 자주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있다”며 “롯데건설 사람들도 왔다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해당 사업지 수주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들고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시공계약 해지의 발단이 됐던 르엘이 적용되지 않으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문제는 롯데건설이 아직까지 지방 정비사업장에 르엘 브랜드를 내걸었던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특성상 남발하면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르엘 적용을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울산 사업장에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