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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감축 의도 접어라"...DGB금융, 하이투자증권 인수 막판 ‘진통’

12일 금융위 정례회의 개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안 검토
노조 "리테일 구조조정 요구는 직원 퇴출의도"...총파업 불사 등 강력반발
DGB금융, 하이투자證 인수막판에 노조의 반발 변수 '급부상'..."진통 예고"

 

[FETV=장민선 기자]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신청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두고 하이투자증권과 DGB금융지주의 고용안정협약이 막판 걸림돌로 급부각되고 있다. 

 

인수주체인 DGB금융지주가 리테일사업부의 개선방안 카드를 들고 나오자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발끈, 인적 구조조정 의도가 다분하다며 고용안정협약의 조속한 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 지부는 지난 11일서울 여의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자인 DGB금융지주에게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가두시위에 나섰다. 

 

이날 노조는 고용안정협약을 거부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한 총력투쟁에 돌입하는 등 '매각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엄포를 놨다.

 

김형래 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장은 DGB금융지주 측이 협상을 늦추면서 고용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우리는 DGB금융지주에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등의 내용을 담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했으나 지주 측은 리테일 사업부의 실적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하자며 대량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에 따르면 DGB금융과 노조는 5년간의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담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두고 6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DGB금융 측이 노조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구두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DGB금융지주 측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도 들고오지 않고 구두로 서명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백지수표에 서명하라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DGB금융은 협약서를 쓰는 조건으로 고용안정협약에 임금피크제를 넣고 미진한 사업 부문(리테일)의 실적 개선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임금피크제 논의는 철회했지만, '리테일 실적개선을 위한 논의' 항목은 남아 있는 상태다. 또 협약 체결 시점도 매각이 완료되는 임시주총 이후에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를 단순한 '실적 개선'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한 논의는 인사와 성과보상 체계 손질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구조조정안'이라는 설명이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지부장도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최근 경영진 워크샵에서 '사업은 사람에 달려있다'는 의미의 '위상재인'을 이야기했다는데 지금 하이투자증권 측에 제안한 것이 위상재인의 정신이 맞는가"라며 "필요하면 직원과 노조와 합의하고 진행하는 것이 단체협약 정신인데 지금의 상황이 은행을 소유한 지주의 경영방식인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오는 12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이 검토될 예정이다. 편입 승인심사가 통과되면 양사는 10월 말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터라 큰 변수가 없어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노조의 반발은 변수다. 인수가 마무리되더라도 DGB가 하이투자증권 내부를 안정시키려면 노조와의 협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20여개의 점포폐쇄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노사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대주주는 투자금액의 이익극대화에 혈안이 됐고 경영자는 안일한 보신주의로 일관한 것이 하이투자증권의 지금까지 모습"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의 미래와 노동자 생존권은 노조가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DGB생명이나 DGB자산운용을 인수할 때도 고용보장을 계속 해왔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게 지주 측 입장"이라며 "내일이 인수 승인 날인데 지금 바로 답을 할 수 없는 부분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오는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등 DGB금융과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