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 (목)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게임


한국게임협회 회원사된 中텐센트 "약될까 독될까"

중국 텐센트, 진출 10년만에 한국게임협회 합류
게임업계 ‘불공정 VS 교두보’ 반응 명확히 엇갈려

 

[FETV=최명진 기자] "중국 텐센트 한국게임협회 회원사됐다는데...약될까 독될까?"

한국 게임의 중국 현지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가 19일 한국 진출 10년만에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원사로 정식 등록해 주목된다. 중국 게임회사가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정식 회원사로 등록하기는 텐센트가 처음이다.

 

이번 텐센트의 경우처럼 회국계 게임회사가 협회 회원사 등록과 동시에 이사 회원사 타이틀을 받아내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엔 총 5개의 외국계 회원사가 등록됐고 이중에 이사 회원사는 2개에 그쳤다. 중국의 텐센트의 회원사 신규 가입으로 인해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외국계 회원은 6개, 이사 회원사는 3개로 늘어난 셈이다. 

 

이번 텐센트의 협회 가입을 둘러싸고 한국 게임시장 공략 포석, 글로벌 게임시장 공략 위한 거점 확보 전략 등 각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는 그동안 중국의 게임 규제를 피해 한국 시장에 눈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다양하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텐센트를 통해 판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선을 갖고 있다. 반면 한국의 판호 대응 전략 현황 등이 텐센트를 통해 중국 정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제기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18일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중국 텐센트의 한국법인인 텐센트코리아를 정식 회원사로 승인했다.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에는 총 76개의 게임 개발사와 유통사, IT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된 단체다. 

 

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는 부회장사, 이사사, 일반사로 구분된다.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이어 세번째로 이사 회원사로 공식 가입했다. 중국 게임사가 협회에 가입하기는 텐센트가 처음이다.  회원사중 외국계 기업으로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에픽게임즈코리아, 워게이밍, CCP게임즈 등 5곳이 있다.

 

텐센트는 과거부터 꾸준하게 한국 게임사들의 투자를 단행해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 개발사 앤유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주요 주주에 올랐으며 마찬가지로 국내 게임사 로얄크로우 17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액트파이브, 엔엑스쓰리게임즈 등 다른 중소 게임업체의 최대 주주다. 라인게임즈에도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또한 중소기업사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텐센트의 손길을 뻗었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크래프톤의 지분 13.53%를 가진 2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로 편입한 글로벌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롤스타즈의 개발사 슈퍼셀도 8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텐센트의 투자와 이사사 가입의 목적은 중국내 게임규제를 피해 한국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청소년 게임 중독을 문제 삼아 게임산업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호 문제는 중국 기업인 텐센트조차 피해갈 수 없는 문제중 하나다.

 

중국 현지 게임회사들도 게임 서비스를 위해선 내자판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텐센트와 넷이즈 등 중국 거대 게임사들에 대한 내자판호의 발급 빈도가 현저하게 줄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자국 게임까지 없애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다.

 

이에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레벨인피니트'라는 브랜드를 출범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협회가입 또한 가입 추진을 시작한 시기가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가 최고조로 달한 시기와 비슷하기에 신빙성을 더한다.

 

이같은 텐센트의 협회 가입에 국내 게입업계는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진출의 길이 막힌 상황에 중국 게임사들의 무분별한 진출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사드배치 갈등으로 빚어진 한한령 이후 최근 5년간 국내 게임 중 판호를 발급받는데 성공한 게임은 단 4개다. 같은 기간 일본, 미국, 유럽의 게임들에는 수 백개의 외자 판호를 내준 것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수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은 “지금 중국 게임사와 한국 게임사간 무역 불균형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 텐센트코리아의 협회 가입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사 회원사는 국내 게임산업과 관련하여 중요한 안건들을 들여다보고 협회에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운영 등등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협회와 정부가 논의되고 있는 사안들이 중국 정부에 흘러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텐센트의 협회 가입으로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검은사막 모바일과 최근 내자판호를 발급받은 이터널리턴 인피니티도 텐센트의 자회사를 통해 중국 서비스를 확정지었기에 중국 진출이 더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영향력이 큰 텐센트가 한국 게임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면 중국 진출의 가능성이 조금은 열릴 것”이라며 “추후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에서도 텐센츠의 한국 활동을 강조한다면 협상을 유리하게 이글어갈 열쇠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