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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메리츠처럼"...증권사 '주주 달래기' 효과 볼까

사상최대 실적, 주가는 부진...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책' 발표
세차례 자사주 매입 메리츠 주가 큰폭 상승...단발성 아닌 꾸준한 시행 필요

 

[FETV=이승현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하락으로 불만이 커진 증권사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주주환원책은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지만 안정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약 11% 하락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의 매파적 발언에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확대될 전망에서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력침공을 가하며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까지 큰 충격을 가했다.

 

이에 코스피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증권사 주가도 5%대 하락을 기록했다. KRX증권지수는 25일 기준 735.84포인트를 기록하며 올해 개장 첫 날인 지난달 3일(776.93포인트) 대비 41.09포인트(5%)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코스피 평균보다 낮은 하락율이긴 하지만 이들이 거둔 역대급 실적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총 5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영업이익 1조4858억원으로 잠정 집계하며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영업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역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며, NH투자증권 또한 창사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도 주가가 떨어진 증권가는 불안정한 증시 동향에 맞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은 836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0만주 매입과 1740억원 규모의 자사주 2000만주 소각 계획을 결정했다.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 규모를 합친 규모는 3622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발표한 주주환원 성향 30% 이상 유지 정책을 뛰어넘는 규모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28일 439억원 규모의 자사주 50만주 매입을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삼성증권 또한 지난달 보통주 1주당 3800원의 배당 지급을 약속하며 지난해 지급된 총 배당금(1965억원)보다 약 72% 증가한 3393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업종의 단기 모멘텀은 다소 제한적"이라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최근의 어려운 증시환경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메리츠증권은 주가 부양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세차례(3월·6월·11월)에 걸쳐 총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메리츠증권 주가는 3760원(지난해 2월 종가 기준)에서 1년 동안 약 62%의 상승하며 6140원(25일 종가 기준)까지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21% 정도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증권주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계열사 전반적인 실적 호재와 더불어 선제적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메리츠금융지주·화재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주환원 정책이 일회성에 그친다면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키움증권이 40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며 주가가 5% 가까이 반등했지만, 이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한 전례가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며 코스피는 2700선이 붕괴됐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2500선까지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하락폭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반등 요인이 제한적이라는 것에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도 나타났던 것처럼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이후에는 수급상의 이유로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속성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