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승현 기자] 게임시장에 '콘솔' 바람이 거세다.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대형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 줄줄이 진출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 게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각 게임 회사들은 최근 콘솔 게임 개발 및 출시 소식을 연달아 알리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2022년 새해들어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게임시장에 부는 '콘솔' 바람을 둘러싸고 일각에선 "꿩(중국) 대신 닭(서구)" 선택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중국시장에 현지 정부의 규제 강화로 난관에 부닥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미주나 유럽 등 서구권으로 눈을 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서구권 게임시장은 서비스 이용객 10중 7명 가량이 콘솔 게임을 즐길 정도로 콘솔 비중이 월등이 높다. 즉, '포스트 차이나'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목한 서구권 게임시장 공략 위해 경쟁적으로 콘솔 게임 개발 및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는 말이다.
5알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넥슨은 올해 콘솔 시장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중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와 개발중인 ‘프로젝트TL’을 앞세워 콘솔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콘솔 버전으로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로 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콘솔 버전을 출시하기 위해 최근 3차 CBT(비공개 베타테스트)도 마친 상태다.
스마일게이트도 콘솔시장 공략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신작 ‘크로스파이어X’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크로스파이어X는 오는 2월 10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콘솔 플랫폼을 통해 출시한다는 게 스마일게이트의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신작 ‘붉은사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콘솔시장을 선점한다는 계산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가 직접 ‘트리플A급(최고 기대작)’ 타이틀이라고 언급할 만큼 기대를 모으는 야심작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는 배경은 사실상 폐쇄에 가까운 중국시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최근 몇년간 중국 정부의 판호(중국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턴 중국내 게임 이용에 관한 규제 수위도 높아졌다. 중국에 진출한 대형 게임사 입자에선 상당한 악재를 만남 셈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8월 중국 현지에 출시 예정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게임이 무기 연기되면서 현재까지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 과몰입 방지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이유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게임 출시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글로벌 게임시장 타깃을 중국에서 북미•유럽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전세계 게임 시장 매출액의 21.9%를 차지한다. 이는 중국(18.1%), 일본(11.5%)보다 높은 비율이다. 글로벌 게임 1번지가 바뀐 셈이다.
서구권 게임시장 트랜드는 국내와 사뭇 다르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비중이 높은 반면 서구권은 콘솔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 콘솔 게임 지출 비중은 북미와 유럽이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서구권 게임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대형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에 주파수를 맞추는 이유다.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을 바탕으로 서구권 게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작전이다. 특히, 펄어비스는 지난 2019년 '검은사막' 콘솔 버전을 출시한 뒤 서구권에서 연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펄어비스의 북미•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51%에 달했다. 이는 넷마블의 북미•유럽 매출 비중(43%)보다 높은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