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알트에프4'는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소규모 스타트업인 ‘펌킴’에서 제작한 러너 게임이다. 얼리액세스부터 많은 인터넷 방송인들의 혈압을 상승시킨 이 게임은 항아리게임, 점프킹과 함께 3대 매운맛 게임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심지어 게임을 접한 이용자들은 복수를 위해 개발자의 집 주소를 물어보는 것이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용자 평가는 스팀 기준 '매우 긍정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어 왠지 아이러니한 느낌이다.
최근 정식 출시를 진행한 알트에프4는 3개였던 스테이지가 5개로 늘었고 아이템 요소도 추가됐다. 이 게임은 갑옷을 입은 기사를 조종해 골인 지점까지 진행하는 단순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이름이 종료 단축키인 ALT+F4인 이유는 게임을 시작하자 금세 알 수 있다.
골인 지점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린다. 곳곳에서 날아오는 강철 공이나 거대 야채는 귀여운 수준이다.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검을 들고 회오리처럼 다가오는 기사들도 주인공의 앞길을 막는다. 대놓고 설치된 갖가지 함정들, 심지어는 자신이 던진 닭에도 주인공은 맥없이 픽 쓰러진다.
하지만 클리어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 캐릭터 자체다. 물리엔진이 어떻게 된 건지 잘 착지하고 점프하다가도 어딘가에 걸려 떨어지거나 넘어지는 등 이용자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중간 세이브 기능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스테이지에서 사망하면 처음 시작 지점에서 다시 진행해야 한다. 세이브 포인트가 배치된 곳도 있지만, 풍선을 터트려 매달려있는 세이브 간판을 밟아야 하며 이마저도 일회용이다. 그러기에 숙달된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수많은 시체의 산을 넘어야 한다. 유튜브 등지에는 게임 고수들의 최단 시간 클리어 영상들이 존재하지만, 정확히 따라 하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하더라도 게임 캐릭터는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기자도 이 게임을 처음 접할 땐 그 악명에 불안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하지만 느낀 감정은 오히려 즐거움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실력과 게임에 대한 이해도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해 나가야 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난이도는 그야말로 악랄하다. 이미 넘었던 부분에서도 수없이 많은 죽음을 체험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클리어 할 수 있을 텐데”, “저기서 이렇게 하면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게임을 쉽사리 놓지 못했다. 이후 생각대로 게임이 흘러가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땐 희열까지 느낄 수 있다. 게임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 발맞춰 게임은 모바일로 자리를 옮겼고 자동사냥 같은 편의성이 중요시 되고 있다. 그렇기에 게임은 ‘하는 재미’가 아닌 ‘보는 재미’가 더 많아진 상황이다.
‘알트에프4’는 최근 게임들 중에서 가장 게임의 본질인 ‘하는 재미’를 추구하면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도전 의식’이 자극되는 게임이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이용자들이 분노하면서도 알트에프4를 즐기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기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 ‘알트에프4’가 모든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오늘도 수없이 희생되고 있을 주인공 기사와 부서져 간 키보드, 게임패드에 애도를 보내는 동시에 ‘알트에프4’와 이 게임을 만들어 준 개발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