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9 (토)

  • 흐림동두천 14.5℃
  • 구름많음강릉 14.0℃
  • 서울 15.5℃
  • 흐림대전 25.5℃
  • 구름많음대구 25.6℃
  • 구름많음울산 22.9℃
  • 구름많음광주 24.6℃
  • 흐림부산 19.7℃
  • 흐림고창 22.5℃
  • 구름많음제주 22.6℃
  • 흐림강화 11.2℃
  • 흐림보은 24.9℃
  • 흐림금산 24.7℃
  • 흐림강진군 22.7℃
  • 구름많음경주시 26.8℃
  • 구름많음거제 18.2℃
기상청 제공



'1%차이' 스틱인베 겨냥 행동주의펀드들, 울프팩 전략 가동?

이창환 얼라인 대표 "원활히 대화 중..상황 따라 여러 방안 검토"
2대주주 미리캐피탈 협력시 도용환 회장과 지분 1%차

[FETV=박민석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2대 주주와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측이 협력한다면 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가 1%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기자의 스틱인베스트먼트 주주활동 관련 질문에 “현재 사측과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상황이 달라질 경우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 2대 주주인 미리캐피탈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6.64%를 보유 중임을 밝혔다. 지분 보유 목적은 일반 투자로, 앞서 SM엔터테인먼트와 JB금융지주 등 저평가 기업을 상대로 성공적인 주주활동을 펼친 얼라인이 스틱인베스트먼트에도 주주제안 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2대 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의 연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11.54%를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이다. 미리캐피탈은 2023년 8월 처음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5% 지분을 확보한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아직 미리캐피탈이 사측을 상대로 공식적인 주주활동에 나선 적은 없으나, 투자자설명회(IR)를 늘리는 등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얼라인의 개입으로 두 펀드가 전략적으로 연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가 연합해 한 기업에 주주제안을 하는 '울프팩 전략'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안다자산운용, 시티오브런던,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개 행동주의 펀드가 연합해 삼성물산을 상대로 현금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제안했지만, 주총에서 모두 부결된 바 있다. 당시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2%에 불과했고, 삼성물산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33%에 달했기에 결과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다만 삼성물산때와 달리, 얼라인과 미리캐피탈의 경우 최대주주와 지분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양측이 협력한다면 유의미한 주주활동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양측이 보유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합치면 약 18%로, 최대주주인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19.45%)과 1% 남짓한 차이에 불과하다.

 

양측 모두 코스닥 상장사 가비아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미리캐피탈은 가비아 지분 12.5%를 보유한 2대 주주인데, 얼라인은 지난달 이 가비아 지분 8.04%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4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공식적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영권 취득 목적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양측이 협력해 자사주 및 미처분이익잉여금 등 재원이 풍부한 사측을 상대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자사주는 발행주식수 대비 13.4%에 달하며, 배당재원이 되는 미처분 미처분이익잉여금도 1889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익잉여금만 본다면 올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결의한 배당금총액(90억원)대비 20배에 달하는 재원을 보유한 셈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두 펀드가 사측에 요구하는 사항이 동일하다면 개별로 접근하는 것보다 협력해 압박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삼성물산 때와 달리, 두 펀드의 보유 지분이 최대주주와 차이가 크지 않기에 국내에서 성공적인 울프팩 전략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