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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자기자본 1조 달성’ 취임 약속 지킨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실적·재무건전성 개선 두 마리 토끼 잡아…연임 '청신호'

 

[FETV=이가람 기자] “지속 성장을 위해 자체적인 수익성 확대뿐만 아니라 증자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임기 내 자기자본 1조원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2020년 3월 취임식에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자본 확충 ▲투자금융(IB) 부문 경쟁력 제고 ▲자본시장의 리더로서 입지 공고화 등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속속 지켜나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지난 9월 말 자기자본 1조259억원을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은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에 사용하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증권사다.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세 배 넘게 키우며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증권사 중 최초로 자기자본 1조원 반열에 올랐다. 창립 13년만의 성과다. 통상 자기자본 1조원은 중형과 소형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어엿한 중형증권사의 반열에 든 만큼 IBK투자증권의 위상도 달라지게 됐다.

 

또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의 종류가 늘어나기 때문에 딜 참여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은행·증권사·공기업 등을 거친 IB 전문가이자 낙하산 논란 없이 공모 과정을 통해 사장으로 부임한 서 대표가 신사업 진출을 통해 IBK투자증권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서 대표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 중소기업 기업공개(IPO) 지원, 중소기업을 위한 사모투자펀드(PEF) 및 신기술투자조합 결성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투자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적도 개선됐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누적 기준 영업이익 1185억6249억원과 당기순이익 944억288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1.23%와 48.15% 뛰었다. 위탁매매부문에 의지하지 않고도 지난 한 해 성과를 이미 상회했다. 특히 지난 3분기 IB부문은 전년 동기(854억원) 대비 33.89% 급증한 1144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 같은 성장세는 서 대표가 IB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를 합치는 조직 일원화로 IB 사업부를 강화하고, 에이플러스에셋을 포함한 다수의 IPO 주관사로 활약하는 등 전통적 IB 업무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저위험자산 비중이 60%를 넘고, 조정레버리지가 2.6배로 유지되는 등 증권업계 상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기나타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도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IBK투자증권은 기존 ‘A+(긍정적)’에서 현재 ‘AA-(안정적)’으로 도약했다. IBK투자증권이 AA급으로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신용등급이 좋을수록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넓어져 보다 활발한 영업 및 투자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상증자와 이익유보에 시장지배력이 견고해졌다”며 “양호한 수익성, 증권시장 변동성에도 제한적인 부담, 자본력 증가 등에 힘입어 시장금리 상승에도 보수적인 운용 기조와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대응력을 확인시켜 줄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IBK투자증권의 사장 인사는 기획재정부→IBK기업은행→IBK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분 관계로 인해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다. 역대급 호실적을 이끈 데다 앞서 임기 연장 사례가 있어 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을 변경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서 대표의 연임을 점쳤다.

 

한편 서 대표와 IBK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IBK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여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이미 5조원대 안팎의 자기자본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IBK투자증권이 자본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