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을 겨냥한 신상품 출시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펫 전문 매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146/art_16371977900984_1af59b.jpg)
[FETV=권지현 기자] 은행들이 앞다퉈 '펫'(pet·반려동물) 상품을 출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은행이 반려동물 시장을 새 먹거리로 삼은 것은 펫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반려인구는 약 1448만명으로 나타났다. 1500만명에 육박한 수치로, 전체 가구 중 29.7%에 해당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반려인구 약 1000만명보다 50%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시장 규모도 크다. 지난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 3조3753억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은행들은 새로운 시장을 잡기 위해 어느 때보다 펫 상품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펫팸족의 수요를 금융과 연계해 현재 고객뿐만 아니라 미래의 잠재 고객도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 내에 '반려동물 정보 등록 화면'을 구축했다. 이곳에서 소비자는 반려동물의 종류, 품종, 생일, 몸무게 등의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반려동물 가구 맞춤 금융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반려동물 정보를 등록한 고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전세기를 띄우고 숙박권을 제공해 이목을 끌었다.
신한은행도 앱 쏠(SOL) 내에 반려동물 플랫폼 '쏠 펫'(SOL PET)을 담아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신한은행이 이번 쏠펫을 출시하며 선보인 첫 번째 서비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인 '펫스타픽'을 통해 양육 가구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내놓은 서비스가 금융상품이 아닌 '커뮤니티'인 것이다. 향후 펫 보험, 적금, 푸드, 펫시팅(반려동물 돌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펫 관련 일상을 공유하며 금융 상품 소비 등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위한 목돈마련 상품 '펫사랑 적금'을 출시했다. 가입 시 반려동물 배상책임보험(사고 당 최대 500만원 보상) 무료 가입 서비스를 제공, 고객의 유입 요인을 높였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0%에 반려동물과 영원한 동반자를 약속하는 '펫사랑 서약' 등의 우대 조건를 충족하면 최대 연 0.5%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외 하나금융은 그룹차원에서 펫사랑 카드·보험·신탁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방은행들도 펫팸족 공략에 동참했다. 광주은행은 '멍이냥이카드' 신용·체크카드를 출시, '펫 전용카드' 이미지를 통해 반려동물 가구 마음잡기에 나섰다. 펫팸족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와 간식비, 질병 예방·치료비를 절약할 수 있도록 동물병원 업종에서 10% 캐시백을 제공한다. 이외 카드사 중 유일하게 카드 제작 시 반려동물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BNK부산은행은 '펫적금'을 출시, 다양한 펫 관련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상품 가입 후 펫 다이어리 작성, 동물 등록증 제출, 펫카드 이용 실적 등 우대이율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연 최대 2.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융권은 은행들의 펫 상품 출시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펫 관련 사업이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기존 사업군과 차별화된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그동안 펫 상품은 미용·편의·음식 등과 관련된 것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금융상품도 더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반려동물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펫팸족의 수요가 더욱 증가한 것도 금융사들이 상품 출시에 관심을 보이게 된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