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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 "로지가 입으면 완판!!!"…LF, '가상 인플루언서' 마케팅 총력

MZ세대 취향 저격 가상 인플루언서 인기
LF와 로지 함께한 화보 인기 ‘레니백’ 완판
스캔들 없는 가상인간 광고 블루칩 떠올라

[FETV=김수식 기자] 사람인줄 알았다. 그러나 사람이 아니었다. 최근 유통 광고계에서 종횡무진하는 ‘로지’ 이야기다. 로지는 국내 최초 ‘버추얼 휴먼’, 이른바 가상인간이다. '로지'를 비롯해 루시와 루이가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사생활 등으로 위험부담이 큰 연예인을 대체하는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른다. 다만, 가상인간이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LF, 로지 함께한 화보 공개 ‘승승장구’=생활문화기업 LF는 영캐주얼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 전속모델로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발탁했다. 지난 15일에는 두 번째 화보를 공개했다. 로지는 순수 한글 이름으로 ‘오직 단 한사람’이라는 뜻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22세 여성 인물로 설정됐다.

 

로지는 특히 MZ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탄생했다. 트렌디한 패션과 여행에 관심이 많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활동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기준 인스타 팔로워 수 10만명을 넘어섰다.

 

LF는 로지의 세계관이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질바이질스튜어트는 MZ 세대 소비자 타깃의 온라인 중심 브랜드다. 특유의 현대적이고 로맨틱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위트 있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김수정 LF 질바이질스튜어트 팀장은 “다양한 경험을 중요시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MZ 세대 고객들의 가치관을 반영해 현실적인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LF의 예상은 적중했다. 앞서 9월 공개한 1차 화보 속 ‘레니백’은 ‘로지 픽 가방’으로 화제가 됐다. 화보 공개 직후 해당 라인은 출시 초반보다 3배 가까이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하며, 한달간 2차례나 재생산에 들어갔다. 3차 리오더 물량도 11월 중순까지 판매율 90%를 달성하며 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LF 관계자는 “로지와 촬영한 화보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로지의 개인 인스타그램과 협업해 로지가 선택한 가방이라는 스토리를 담아내는데 노력했다. 이런 부분이 MZ세대에게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로지는 2차 화보에선 포멀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세련된 블랙 원피스에 꽃병의 곡선을 닮은 ‘베이스 쇼퍼백’을 매치해 시크한 멋을 드러내는가 하면, 깔끔한 리본 장식이 돋보이는 ‘누보 토트백’을 블랙 가죽재킷에 코디해 현대적이면서도 시크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또 에코퍼 소재로 포근한 느낌을 강조한 ‘마리백 토트백’을 활용해 겨울 패션에 포인트를 줬으며, 생동감 넘치는 컬러감과 로고 프린트가 인상적인 ‘모모 캔버스백’을 통해 사랑스럽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LF처럼 가상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마케팅하는 유통기업이 늘고 있다. W컨셉도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지난 1일부터 2주간 공동 마케팅을 전개했다. 로지 탄생의 프리퀄을 담은 브랜드 광고를 앱과 웹사이트,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은 가상인간을 직접 제작해 홍보에 활용한다. 지난해 9월 자체 전문 인력을 통해 가상인간 ‘루시’를 개발했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디자인 연구원으로 지난 2월부터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 팔로워 5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는 가상인물이다.

 

◆ 인간이 할 수 있는 고유영역 얼마나 해낼지 관건=유통업계에서 가상 인플루언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성’이다. 기업이 자사 모델 연예인의 사생활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는 사례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김선호다. 드라마와 예능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광고계까지 점령했지만, 사생활 논란이 번지면서 이슈가 됐다. 지난 4월에도 배우 서예지가 연인이었던 배우 김정현을 가스라이팅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예지를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이 광고를 내리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가상인간이 얼마나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음악에서 또는 영화에서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미지에 맞는 광고와 콘셉트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시너지를 냈다”고 전했다.

 

가상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가상세계에서는 어떤 일도 가능하며 현재 실현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로지는 신한라이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시지를 담은 뮤직비디오에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광고 음원 ‘Fly so higher(부제: 오늘처럼 놀라운 내일을)’의 풀 버전으로 지난달 25일 유튜브에 공개, 3주 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본격적인 ‘연예계 진출’도 준비한다. 로지를 만든 백승엽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 대표는 “넷플릭스와 이야기 나눈 것도 있고, 드라마 단역으로 출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를 조연으로 확장하고, 노래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