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카카오의 금융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나란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회사의 출범은 3년 정도 차이가 나지만 기업공개(IPO)는 비슷한 시기에 했으며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연도로 따지면 2014년 출시한 카카오페이가 형이다. 이후 카카오에서 독립 법인으로 2017년 분사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한 동생이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카카오뱅크가 더 빨랐다. 카뱅은 지난 8월 6일 시가총액 33조를 기록하며 단숨에 금융 대장주 자리를 꿰차고, 시총 11위에 올랐다. 석달 뒤 카카오페이는 IPO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장 일정이 미뤄지다 지난 3일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25조의 시총을 기록하며 13위에 등극했다. 이는 KB금융(23조 가량)을 뛰어 넘는 규모다.
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이후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카카오페이는 ‘따’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초가(5만3700원)가 공모가(3만9000)보다 37.7% 높게 형됐으며, 시초가 대비 29.9% 상승한 6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시초가(18만원)가 공모가(9만원)의 두 배를 형성하고, 이후 7.22% 오른 19만3000에 거래를 종료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의 올 3분기 누적가입자수는 3700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간 활성 고객(MAU)는 전년동기(1660만명) 대비 23% 증가한 2044만명을 기록했다. 고객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유저당 연환산 거래건수’는 87.5건으로 1년새 58%가 증가했다.
증가한 고객을 바탕으로 결제액과 매출도 크게 늘었다. 3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18조) 대비 41% 증가해 25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거래액은 72조원으로 작년 연간 거래액(67조원)을 상회했다. 특히 금융서비스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112% 대폭 증가했다. 오프라인(98%) 과 온라인(64%) 거래액도 급증했다. 송금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133개 금융 제휴사와 연계하고, 국내외 가맹점을 131만개나 확보한 영향이다.
그 결과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동기(78억원) 대비 48% 증가해 1149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3312억원으로 작년 연간매출액(2844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의 매출 성장률은 작년 4분기(20%), 올 1분기(15%), 2분기(2%), 3분기(5%)로 기울기가 다소 낮아졌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손익은 1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가 전분기 대비 21.9% 증가하며 159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카카오페이는 높은 수익성을 위해 향후 매출구조를 점전직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초에는 카카오페이증권MTS 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MTS가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카카오페이는 518만개의 증권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100만개 이상의 계좌 확보가 목표다. 또 금융소비자법으로 중단된 보험 서비스도 재정비해 선보일 예정이다. 소액보험을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가 재개되면 취급상품을 늘리고,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적정한 상품을 큐레이션 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및 카카오뱅크 3분기 현황 [자료 각사] ](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145/art_16365946597767_dc183b.jpg)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에 고객 수는 밀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단연 앞섰다.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가입자수는 1740만명이며, MAU는 1470만명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국내 경제활동 가능 인구 대부분이 카카오페이를 사용하는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앱 설치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MAU는 시중은행을 포함해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영업수익은 277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2536억원)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이자수익(2038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특히 플랫폼 수익(290억원)이 전분기 대비 31.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693억)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방향성은 크기 3가지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의 확장, 뱅킹라이선스를 활용한 펀드·보험 등 금융의 풀필먼트 제공, 높은 MAU 및 고객의 트래픽·인게이지먼트 등을 활용한 광고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주택담보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금융플랫폼’이라는 큰 틀을 지향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은행으로서, 은행서비스에 기반한 플랫폼 성격이 더 강하다”며 “그에 반해 카카오페이는 대출 및 보험 비교 등 말그대로 금융 제휴사를 한데 모은 플랫폼으로의 성격으로 봐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