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를 창업해 운영한지 15년이 됐다. 홍보대행사가 하는 일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홍보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와 미디어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고객사를 대신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정보와 홍보거리를 미디어에 전달하기도 하고 역으로 미디어가 찾는 취재거리를 고객사에게 알려주고 홍보기회를 만들어낸다. 창업 전 기간까지 포함하면 꽤 오랜 시간 홍보 업무를 하다 보니 ‘이렇게 오프라인 상에서 하던 일을 온라인으로 옮겨서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되면 홍보비가 부담스러운 개인이 비용 부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홍보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고 나날이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디어도 보다 다양한 취재풀(pool)을 확보하게 될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이런 생각에 기초해 지난해 자신의 '꺼리(거리)'를 홍보하고 싶은 사람들과 다양한 '취재거리'를 찾는 미디어가 직접 만나는 플랫폼을 론칭하게 됐다. 그런데 플랫폼을 론칭하고 운영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홍보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에 가입한 사람들이 본인의 얼굴과 스토리를 플랫폼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었다. 회원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자신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 전 업무 관련으로 오랜 만에 예전 동료, 선후배 등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 년 만에 연락을 한 지인들과 결혼은 했는지, 아이들은 몇 학년인 지, 어디에 사는지 등 근황 토크를 하던 중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에서 실세로 통하던 본부장, 외국계 기업의 잘나가는 이사였던 그들이 소식이 끊긴 지난 몇 년 사이 모두 '사장'이 되어있던 것이다. 사장이 되었다고 하면 ‘와, 성공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간 쌓아온 커리어를 밑천삼아 꽁꽁 숨겨왔던 야망을 실현하고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창업을 한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조직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연봉과 나이가 된 오십 전후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나와 당초 인생의 로드맵에는 없던 '창업'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래, 이제 내 사업할 때가 됐지, 그간 해온 게 있으니 잘 될 거야’라며 덕담을 전하긴 했지만 내심 맘이 편치 만은 않았다. 충분한 준비 없이 조직이라는 안전한 아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울타리를 벗어나 그 후광과 계급장을 떼고 마주한 현실은 내가 한달 간 만들어낸 성과가 없으면 일원 한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