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이후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환율이 급등하고, 2금융권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2년 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 당시의 금융 혼란을 떠올리게 합니다." 복수의 금융사 관계자들은 최근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치적 결정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전반에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2월3일 밤 10시30분 → 12월4일 4시45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시간으로는 고작 '6시간'이다. 대부분 잠든 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이 사태를 모른 채 평온히 밤잠을 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 전과 후로 한국 경제의 상황은 극명히 달라졌고, 특히 금융시장은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외환 시장은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외국환거래에 따르면 계엄 선포 다음 날인 12월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최고 1446.5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날
국내 식음료(F&B) 시장은 오랜 기간 ‘저위험 저수익(low risk low return)’ 전략을 고수했다. 대세로 한 번 자리 잡으면 입맛이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공장 신설이나 증설 이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요동치지 않는 시장이 곧 F&B였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그동안 F&B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내수 수요 감소가 가시화됨에 따라 기류가 변했다. 신성장 동력을 탑재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동일하게 글로벌과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수는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를 결합해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사업으로 수요를 증가시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잠잠했던 F&B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오리온의 성장 전략이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국내 F&B 업체 중 첫 진출은 아니여도 선제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다. 그리고 중국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며 신성장 동력을 탑재했다. 연혁을 살펴보면 1956
"은행장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과 친해질 겸 사내 메신저에 '점심으로 함께 짜장면을 먹을 행원들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순식간에 100여 명이 우르르 몰리는 것이 아닌가. 결국 그날 근처 중국집을 급하게 섭외해 다 같이 모여 식사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행장님의 그 메시지를 기억합니다. 저는 함께 짜장면을 먹지는 못했지만 그 중국집에 다녀온 동기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행장의 목소리와 생각, 사담(?) 등을 그렇게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어요. 지금까지도 그런 행장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A은행 행장을 지낸 한 인사와 얘기를 나누다 짜장면 일화에서 알듯 모를듯한 '감명'을 받았다. 은행 출입기자로서 행장이 행원들에게 느닷없는 '번개', 그것도 식사 번개를 제안한 사례는 처음 듣는다. 이것만으로도 신선한데, 이 '사건'을 기억하는 A은행의 부장을 이후 만나 의도치 않게 팩트체크를 하게 돼 더더욱 신선했다. 이날 짜장면 만남에서 행장-행원 사이 오고 간 대화는 단언컨대 기획하지 않은 척하려는, 보도자료를 통해 널리 공포되는 이른바 '직원들과의 토크'와는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은행장 인사철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가결되기까지 열흘 동안 한국의 경제 시계는 멈췄다. 같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관세 인상 등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을 쉬지 않고 내놓았다. 트럼프 2기 미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불확실성으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계엄, 탄핵 등으로 현재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재계는 결국 각자도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회견에서 트럼프는 "그들(다른 나라)이 우리에게 세금(관세)을 매기면, 우리도 같은 금액을 과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의 모든 경우 그들은 우리에게 세금을 매기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고율 관세 부과시 인플레이션 악화 우려 등을 묻는 말에는 "관세는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기 때 철강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 것을 예로 들며 "만약 내가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5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덤핑을 계속했을 것"이라며 "나는 관세를 부과했고 그것을 멈췄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막
보건복지부의 ʻ대한민국 치매 현황ʼ 보고서(2023년)를 통해 우리나라 고령자의 치매 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65세 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92만3000명으로 전체 고령자 중 약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지난 12년 사이 노인 치매 환자 수의 증가율은 무려 256%나 되어 같은 기간 노인 인구 증가율(68%)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이다. 한편 85세 이상 노인은 10명 중 4명이 치매환자로 나타나 있고, 2050년에는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치매환자 수가 약 300만명을 넘어 고령 인구 가운데 약 17%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치매환자의 실종신고 건수는 2022년 기준 1만 4527건으로 5년 전 대비 2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치매 고령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치매 고령자가 타인에게 물리적인 손해를 입히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손해배상 소송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우리나라 민법상으로는 책임무능력자의 감독책임을 가족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그러나 감독책임 의무에서 가족을 배제하게 되면 제3자가 치매 고령자로부터 입은 물리적 손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어 치
2024년은 한국 건설업계에 있어 극도의 시험대였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비용 상승, 국내외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업계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가혹한 환경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업계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되고 있다. 올해도 이어진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는 건설업계의 발목을 붙잡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 분양 시장의 부진은 신규 사업 추진의 큰 걸림돌이 됐고,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을 제한했다. 특히 전세사기 문제와 금융권의 대출 규제는 시장의 신뢰를 약화했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부동산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는 건설사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안겼으며, 다수의 프로젝트가 자금 부족으로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건설사들의 영업 이익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건축 자재의 가격 인상은 비용 부담을 증가시켰으며, 고금리 상황은 금융 비용을 급증시켜 대형 건설사들조차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급등과 미국의 생물보안법 제동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1442원까지 뜀박질했으나 당국이 개입하면서 141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1442원으로 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에 기록한 1488원 이후 최고치다. 이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 불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환율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증권가에선 1450원선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높은 대외의존도로 글로벌 여건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그로 인해 환율과 원자재 가격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의약품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계엄선포 이후 지금의 고환율 상황은 제약바이오 업계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해
얼마 전 ‘AI(인공지능)와 휴머니티’를 주제로 한 융합예술 행사의 홍보를 진행했다. 홍보를 하며 나를 포함해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튀르키예 아우치(Ouchhh) 스튜디오의 ‘휴먼 셀 아틀라스(Human Cell Atlas)’라는 작품과 독일 모츠(Mots) 듀오의 ‘AI&ME’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들은 단순히 예술과 기술의 융합적 성과를 자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라는 기술을 도구 삼아 우리가 스스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미래의 인간다움을 정의하는 여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 스페이스 X(Space X) 로켓에 실려 ‘우주로 간 최초의 AI 예술작품’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휴먼 셀 아틀라스’는 37.2조개 인간의 세포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인류의 자화상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이다. 방한한 아우치 스튜디오의 디렉터는 데이터를 그림으로, 알고리즘을 붓으로 비유하며, 기술이 단순히 기능적 도구가 아닌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새로운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마치 선사시대 예술가들이 동굴벽화로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고 미래세대와 소통하려 했던 것처럼, ‘휴먼 셀 아틀라스’는 AI를 통해 현
하이브 상장 전후 있었던 수상한 거래가 논란이다. 하이브 상장 뒤편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사모펀드 간 비밀 계약이 있었다. 하이브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지만, 도덕적 책임마저 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 일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이러한 계약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상장을 승인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등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근본적인 질문을 자아낸다. 방 의장과 사모펀드와 체결한 계약은 상장 이후 얻은 차익의 일부를 방 의장이 챙기는 방식이다. 하이브 측은 이 계약이 '사적 계약'일 뿐, 경영권에 변동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풀렸고 주가는 급락했는데, 만약 사모펀드와 방 의장 간의 계약 내용이 공개되었다면 투자자들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해당 정보를 몰랐던 것 마저 합당한지, 공시 의무가 없다는 해명만으로 충분한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상장 직후, 사모펀드들은 보호예수 없이 하이브의 대량 매도를 시작했다. 보호예수란 상장 직후
최근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루머에 불과하다며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등 롯데 계열사가 해명 공시내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지라시’에 재계 6위인 롯데그룹이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주요 매체는 일제히 재무 분석에 나섰다. 롯데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가 촉발됐고 모라토리움(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지라시는 정말 과도한 해석이었을까. 롯데그룹은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만 15.4조원으로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 중이라고 대응했다. 이를 감안하면 유동성 위기설은 지나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를 촉발시킨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손익이 악화되면서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중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됐고 이에 따른 대응으로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이 위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동성 위기의 과도한 측면을 고려해도 루머가 생긴 근본적인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자금 경색(資金梗塞)’이라고 진단했다. 자금 경색은 경영 자금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