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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이모작 대학 프로그램 다양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과 2024년 8월부터 10월까지 중장년층의 인생 이모작을 돕는 '챌린지업! 점프업! 릴레이 특강'을 열었던 바가 있다. 특강은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서울마이칼리지' 사업에 참여하는 서울시 소재 16개 대학과 연계해 운영한 것이었다. 서울마이칼리지는 중장년 생애전환을 위한 교육과 함께 지역과 연계한 현장실습 과정을 포함하는 '챌린지업'과 대학별 특성화된 분야의 심화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점프업'으로 나뉘어 운영했다.

 

챌린지업 참여 대학은 서울 소재 총 9개교 이었으며, 점프업 참여 대학은 역시 서울 소재 총 8개교가 참여했다. 특강은 총 17회에 걸쳐 온오프라인 강의 형태로 공연, 실습 등 형태로 운영되었다. 특강의 주체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주도하고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통해서 운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서울의 한 시립대학은 지난 2022년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와 협업해 선보인 ‘서울시니어대학’을 운영하였다. 두 기관이 협력해 처음으로 선보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이었으며, 2022년 당시 시범사업으로서 비학위과정으로 운영되었다. 교육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 서울시민이었다. 서울시는 대학의 전문 인력과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만 60세 이상 서울시민들이 보람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평생교육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우리나라보다(2024년 말)도 17년(2007년)이나 빨랐던 일본에서도 이모작 대학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동경에 있는 사립대인 릿쿄(立敎)대학에서는 세컨드 스테이지대학을 운영하여 50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1년제 대학 과정을 2008년부터 개설하기 시작했다.

 

주5일 강의가 진행되고 학비는 연 40만 엔(약 370만원)이며, 정식 학위는 주어지지 않지만 일반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선택과목, 세미나 등 정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논문 등의 이수 절차를 거쳐 소정의 증서가 수여되며, 학생이 원한다면 전공 과정 1년을 추가로 이수해 관련 자격증 취득이 하도록 운영한다.

 

또한 ‘시니어 전용 입시제도’를 도입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명문 사학인 동경 소재 메이지(明治)대학은 60세 이상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대학원 입시 때 영어 등 일부 학과 시험을 면제해주고 있다. 학교 측은 ‘시니어 세대의 풍부한 사회 경험과 폭 넓은 시야는 대학원 연구 활동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 하여 일부 시험 면제를 실시하고 있다. 히로시마대학도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면접과 논문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입시 제도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입시제도뿐 아니라 시니어를 위한 대학들의 재정적 지원도 활발하다. 오사카 상업대학은 55세 이상 입학자를 대상으로 ‘연령 X 1만 엔’을 전체 학비에서 감면해주는 ‘시니어 특별수업료 감면제도’를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입학한 해 나이가 60세이면 매년 60만 엔(약 560만원)을 시니어 장학금으로 받는 셈이다.

 

한편 대학 정규 과정 외에 단기적인 사회인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와세다대학 오픈 칼리지’이다. 공식 명칭은 ‘와세다대학 익스텐션 센터’인데, 이 센터에는 문학, 역사, 예술 등 인문 교양부터 어학, 비즈니스까지 연간 약 1,800개의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있다. 매년 약 4만 명이 수강하고 그 가운데 70%가 60세 이상 시니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일본에서 시니어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가 정년퇴직을 하면서 이들의 노후 라이프스타일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퇴직 후 얻은 자유시간을 ‘학습’에 사용하려는 은퇴자들의 욕구와 저출산으로 감소한 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대학의 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시니어 대학’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일본의 대학들이 시니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퇴직자들도 학교 동창이라는 새로운 인간관계, 지적 욕구의 충족, 젊은 세대와의 교류 등 ‘다시 한 번의 캠퍼스 생활’이 주는 매력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대학들, 그리고 배움의 즐거움과 새로운 동창생이 생기는 퇴직자들, 이 둘의 만남을 통해 캠퍼스에서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 간 어우러지는 ‘즐거운 상호 작용’을 만들어 가는 것도 시니어 정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