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남주 기자]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되며 사람들의 활동 범위는 좁아진 반면 패션 트렌드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편한 옷차림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1980~2000년 출생한 이른바 MZ세대가 지향하는 패션 가치관과도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MZ세대의 일상 패션으로 자리 잡은 ‘추리닝’이 편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트랙수트’로 변화했고, 여기에 스트릿 감성이 더해진 ‘취향 저격’ 패션 브랜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Z세대 패션 트렌드 견인한 스우파와 널디=최근, 화제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중인 댄서들의 출중한 실력과 더불어 그들이 입고 출연한 의상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90년대 힙합 패션’이 다시 유행하는 가운데, 출연한 댄서들은 개성 넘치는 스트릿 패션부터 중성적인 젠더리스 스타일, 악세서리 등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스우파 패션’은 연예인, 셀럽들의 SNS에도 자주 등장하며 MZ세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훅(Hook), 라치카, 홀리뱅 등 출연팀은 매주 치열한 댄스 배틀 속에 각자의 감성을 담은 패션 스타일을 뽐내고 있다. 최근 K-스트릿패션으로 각광받는 ‘널디’가 그 대표적인 예로, 단순한 ‘의상’뿐 아니라 패션제품을 활용한 대기실 인테리어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D2C 기업 에이피알이 2017년 론칭한 널디는 ‘아이유 추리닝’으로 유명세를 타며, 3년 만에 550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일본 국민 아이돌 ‘아라시’ 등이 입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왜 널디에 끌렸는가?=널디의 주요 타겟은 MZ 세대를 근간으로 한다. 정형화된 정장, 캐주얼 스타일과 거리가 있는 이들은 널디만의 매력을 강조하며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있는 지금, 야외활동부터 일상복까지 장소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은 노해슬 어가 된 널디의 트랙수트는 온라인 패션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의 편안함과 활동성, 그리고 개성을 강조하길 원하는 취향을 사로잡았다.
에이피알은 자체 제작한 탄탄한 원단과 디자인적 요소를 추가해 기성복보다 1~2인치 큰 ‘널디핏’을 정립했다. 또 스카이블루, 라일락 등 기존 에센셜 제품들과 다른 ‘컬러맛집’ 라인업을 출시하며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충분히 증명하며 흥행가도에 올라탄 널디는 아티스들과 ‘브랜드 DNA’를 깨울 수 있는 다양한 협업 작업들을 진행했다. 최근 트렌디함과 대중성까지 확보한 가수 태연이 모델 화보에서 착장한 21FW 제품들은 품절 사태까지 일어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존 입점을 거절하고 자사몰 기반의 d2c 비즈니스에 집중한 나이키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널디 또한 자사몰에 꾸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고객 활동 및 제품에 대한 피드백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최근엔 고싶은 제품의 사이즈를 입력하면 해당 구매자들의 리뷰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특히 많은 고객들이 오버핏 트랙수트와 어울리는 ‘굽 높은’ 신발을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슬라이드’, ‘젤리그’는 3차 리오더까지 진행하며 10만족 이상이 완판됐다. 업계에선 널디가 MZ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관 확장하며 국내외 시장 공략=스포티 캐주얼 의류를 스트릿 패션 스타일로 전환해 빠르게 성장한 널디는 코로나 발생 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복종의 파괴가 일어나며 패션 경계에 대한 확장성이 일어나는 트렌드를 본 널디는. 스웨터, 가디건 등 캐주얼 복종과의 콜라보를 통해 실험적인 상품들을 내놓았다.
FW시즌을 맞아 DNA 모노그램 패턴을 자가드로 표현한 고급스런 무드의 가디건, 웨어러블한 크루넥 스웨터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있으며, 기존 제품들과도 부담 없이 매칭이 가능하여 앞으로의 출시 스타일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널디는 20~30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3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며 K-스트릿패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반기엔 한층 더 개성 넘치는 라인업을 출시하며 ‘1000억 브랜드’로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앞서 널디는 2000년대 감성을 대표했던 추억의 플랫폼 ‘싸이월드’의 부활에 맞춰 콜라보 라인업을 출시한 바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아름다움을 넘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옷은 고객을 위한 마지막 뷰티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며 “마 코스메틱 메디큐브와 자연주의 화장품 에이프릴스킨, 라이프스타일 포맨트 등과 함께 고객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표현하는 솔루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