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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워치+]삼성중공업, 적자경영에도 '유상증자 대박' 기대하는 까닭은?

삼성重, 25일 유상증자 발행가 확정...4950원 유력
2022년까지 영업손실 예상되지만...조선업 전망 밝아
IMO 규제 2023년 시작...노후선 교체되고 LNG선 발주 ↑

[FETV=김현호 기자] 삼성중공업이 지속되는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유상증자 희망가를 부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신주 발행가액을 저울질하며 유상증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1일 종가 기준 5990원으로 전날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속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삼성중공업은 산업 특성상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자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앞세운 호황기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가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제는 흑자 전환 시점이 유상증자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경영진은 성공적인 유상증자를 확신하고 있다.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선박 발주 물량이 늘어나는 등 삼성중공업을 둘러싼 긍정적 시그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3년 만의 ‘유상증자’ 초읽기=삼성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시행을 눈앞에 뒀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우리사주 사전 청약률이 117%에 달했던 만큼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달 25일 신주 발행가액을 최종 확정하고 구주주에게는 보유 주식 1주당 0.33주의 신주를 배정해 28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반공모 청약은 11월2~3일에 이루어지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19일이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8월, 사측이 밝힌 예정 발행가는 15% 할인율을 적용한 4950원이다. 21일 종가는 5990원으로 2차 발행가액이 늘어날 수 있지만 통상 1,2차 예정가 중 낮은 금액이 확정 발행가가 되는 만큼 1차 예정가가 신주 확정발행가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친환경 기술개발 및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유상증자 계획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2015년부터 적자가 이어졌던 만큼 재무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5대 1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잠식 위기를 해소했으며 유상증자까지 더해지면 재무 부담을 크게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조선업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우리사주처럼 배정된 물량이 완판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업 호황에도...적자는 내년까지=코로나19 여파에 침체기를 겪었던 조선업계에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수주 목표치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둔 삼성중공업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조선업계 특성상 올해 확보한 일감은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는 3754만CGT(표준화물톤수)로 전년 동기(1322만 CGT) 대비 184%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수주 훈풍에 힘입어 올해 목표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측은 이달 18일 기준, 연간 목표(91억 달러) 대비 13%를 초과한 103억 달러(약 11조6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확보하며 2007년(126억 달러) 이후 14년 만에 ‘100억 달러’ 수주 시대를 열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까지 대형 LNG선은 46척, 1만2000TEU(길이 6m 컨테이너)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은 180척이 발주됐다. 작년대비 각각 2.3배, 20배 증가한 수치다. LNG선의 선가는 2억200만 달러로 5년 만에 2억 달러를 넘겼고 컨테이너선은 1억4350만 달러에 달했다. 두 선박의 선가는 주요 선박 가운데 1, 2위를 차지한다.

 

발주량이 크게 확대돼도 흑자전환이 힘든 이유는 원자재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 주 기준, 국내에 유통되는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은 5주 연속 보합세로 톤당 125만원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보다 84% 오른 상태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약 20%를 차지해 조선사들의 원자재 부담을 키웠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향후 받아야 하는 후판 비용을 위해 3720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후판 비용은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고 내년 동계올림픽을 위한 대기질 개선이 필요해 감산 정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7월부터 감소해 9월에는 7375만톤을 생산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철강 수급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선박 건조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한 물량은 2~3년 이후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마저도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에 따라 건조 비용이 차등 반영되기 때문에 실적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헤비테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한 방식으로 선주들은 대게 선금은 40%, 나머지 금액을 인도 단계서 조선사에 지급한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 강세와 조선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삼성중공업은 2022년까지 흑자전환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올해 확보한 물량이 인도되는 2023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17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할 것”이라며 “다만, 2020년까지 부진한 수주로 2022년까지는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후선박 교체주기’ 수주확대, 2023년에도 이어진다=흑자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는 2023년에도 조선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여파로 노후 선박을 대체하기 위한 선박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LNG 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돼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하는 LNG선 발주도 증가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IMO 규제에 따라 2023년부터 모든 선박은 EEXI(기존선에너지효율지수) 기준을 지켜야 한다. 기준값을 통과한 선박만 IEE 라는 에너지효율검사증서를 받아 운항할 수 있다. IMO는 연비에 따라 선박을 5단계(A~E) 등급으로 나누는데 D와 E등급은 선박을 정비한 이후 승인이 있어야만 운항이 가능하다. IEE 증서가 없는 선박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선박으로 바꿔야 한다.

 

지난달 정부가 밝힌 ‘K-조선 재도약 전략’에 따르면 올해는 노후 선박 교체 주기로 현재 운항하고 있는 선박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은 전체 12.3%에 달했다. 노후선은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려도 EEXI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2023년에도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는 기존 연료 대비,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황산화물을 99% 저감 하는 효과가 있어 LNG선 발주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LNG운반선은 2015~2017년 부진했던 발주의 영향으로 오는 2024년까지 공급 부족이 예정됐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장기 공급 계약 체결이 증가해 LNG 액화플랜트 착공이 증가하고 LNG선 발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