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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된 삼성전자, 33조 투자한 개미들 '울상'

외인·기관 '팔자'에 개인 '사자'...다시 불거진 공매도 폐지론

 

[FETV=이가람 기자]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인 동학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전자가 기대와 달리 6만원대로 추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장과 비교해 200원(-0.29%) 내린 주당 6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6만9000원)에 이어 이틀 연속 6만원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이틀 동안 14조3274억원이 증발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도 7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23곳의 우선주를 포함한 시가총액은 684조원대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주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초 800조원대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달 들어 다시 600조원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입은 손해가 컸다. 개인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33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72조5000억원 가운데 45%가 넘는 자금을 삼성전자에 쏟은 셈이다. 반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매도에 집중했다. 외국인의 경우 전날과 이날 각각 7615억원어치와 36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51.60%로 지난 8월 31일(51.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사상 최초로 매출액 70조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8% 확대된 15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러한 호실적에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불안정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디램 주문량 감소와 공급망 문제에 따른 모바일·서버용 사업 부문 악화로 가격 부진이 우려되고, 재고 증가에 따라 비용 부담도 높아질 전망이다. 반도체주 밸류에이션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하락 이후 공급자들의 공급 기조의 보수적 전환을 확인하기까지는 트레이딩 관점 접근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해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기존 10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공매도 폐지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3조2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448억원에 달한다. 지난달(4550억원)과 비교해 약 20% 늘었다.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가운데 삼성전자에 투입된 규모는 총 2925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1위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대형주 주가 급락을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영원히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실적이 좋고 재무 상태가 우량한 건전한 기업에 대한 누적 공매도가 늘어나는 기이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며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는 주주들의 의욕을 잃게 만드는 공매도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동의한 인원은 현재 4만9000명을 넘어섰다.

 

공매도 폐지에 대해 금융당국 수장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공매도 제도를 유지하되 더는 개인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불공정 거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운영된다면 순기능이 더 크다”며 “바람직한 공매도는 프로그램 트레이딩을 통해 이뤄져야 하고 개인은 간접 투자 형태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공매도 전면 재개는 언젠가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고 부분 재개 효과를 분석하는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