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올해 3분기(7∼9월)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가운데 개인,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주로 사들였을까? 조사 결과 각각 삼성전자, 삼성SDI, 크래프톤을 가장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코스피 시장 기준 개인은 16조13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기간 각각 10조2672억원, 5조7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개인은 삼성전자, 외국인은 삼성SDI, 기관은 크래프톤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개인은 삼성전자 4조3792억원, SK하이닉스 2조5580억원, 현대차 1조4324억원, 카카오 1조3634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모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이다. 실적 장세를 기대하면서 반등 가능성이 큰 '우량주'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잠정 매출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73조원”이라며 “지난 1월부터 지속된 주가 조정 국면은 D램 가격 리스크를 반영한 것으로, 과거 메모리업체 주가는 업황을 약 6개월 선행했던 선례를 고려하면 오는 11월 이후 주가 상승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테마는 '친환경'이다. 외국인은 매도 기조 속에서도 삼성SDI의 주식을 1조632억원어치나 사들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58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두 종목의 공통점은 대표적인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8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한 52만7779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도 121% 증가한 25.2기기와트시(Gwh)에 달한다. 정부도 연말까지 혁신기업을 추가 선정하고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사업에 2차전지산업 육성전략이 포함돼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환경변화에도 매력이 높은 테마”라며 “전세계적 친환경 투자 활성화가 관련 종목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의 경우 '호재'에 주목했다.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출시를 앞둔 크래프톤의 주식을 1조191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화투자증권, 고려아연, 현대중공업도 기관의 매수 주문이 많았던 종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토스·업비트 등과 연관돼 있고, 고려아연은 인플레이션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회복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면서도 신성장 사업에 투자해 구조적으로 변하는 종목에 집중한 것 같다”며 “기업 가치 제고에 성공한다면 주가도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