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예비 입찰이 이달 말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939/art_16327874705636_592ece.jpg)
[FETV=김윤섭 기자] 올 상반기 신세계그룹이 4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M&A시장에 주인공으로 떠오른 가운데 4분기를 앞두고 유통업계의 M&A 시장이 다시 열기를 띠고 있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와 다나와의 매각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고 버거킹과 미니스톱 등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업체들도 시장에 등장하면서 유통업계 판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1세대 이커머스 다나와·인터파크 매각 속도=다나와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는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성장현 이사회 의장의 지분(30.05%)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외 특수관계인 지분 21.3%도 지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다나와의 시가총액 기준 성 의장의 지분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나와 인수에는 복수의 PEF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유력 후보다. 롯데그룹은 공개 매각에 앞서 다나와 인수를 추진했으나 인수 금액과 조건 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최근 한샘 인수를 시작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고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아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나와는 2000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201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가격 비교 플랫폼 사업과 조립PC 오픈마켓인 샵다나와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PC부품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3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4190억 원이다. 현 시점에서 경영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가는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업계에선 최종적으로 1600억~1700억원 안팎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나와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당사의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정 후 필요한 사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이외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여기어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939/art_16327875520013_65f6d6.png)
인터파크 인수전은 여기어때가 참전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던 여기어때는 인터파크 인수전 참여를 시작으로 야놀자 추격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여행앱와 쇼핑몰 사업을 연계한 온라인앱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삼아 여행앱 1위 기업인 야놀자와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 인수전 출사표가 야놀자를 겨냥한 여기어때의 추격전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어때는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인터파크 매각주관사 NH투자증권과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터파크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1%다.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자회사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터파크 매각대상 지분 가치는 약 13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는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인터파크는 국내선 온라인 항공권 예약 시장에서 2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여행업체 중 1위다. 또 공연 티켓 예약에선 70%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자리에 있다.
그러나 앞서 이달 초 열린 인터파크 예비입찰에 야놀자, 네이버, 카카오 등 인수 후보로 거론된 곳들이 대거 불참하며 인터파크 인수전 흥행은 다소 저조한 분위기다. 실제로 인터파크는 코로나19로 공연·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감소했고,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936억원으로 5% 증가했지만,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운용사에 지분(4.5%)를 156억원에 팔기도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 인수전에서 여기어때와 경쟁후보로 꼽히는 업체는 중국 1위 여행사 트립닷컴이다.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국내 여행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트립닷컴은 1999년 '씨트립'으로 창업한 후 중국 1위 여행사로 자리잡았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2003년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120만 곳의 숙박업체와 제휴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파크가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현재가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거래총액은 줄었지만, 인터파크는 여전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전 초반에는 커머스 사업과 함께 티켓 예매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는 카카오,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베이코리아가 3조4404억원이라는 높은 몸값을 받은 것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공연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회복도 가능한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버거킹]](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939/art_16327875952569_b9265a.jpg)
◆ 맥도날드 제친 버거킹도 M&A 시장 등장=식품업계도 여러 업체들이 M&A 시장에 등장하면서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한국법인(비케이알)이 매물로 나왔다. 지난 2016년에 이어 5년 만에 M&A(인수합병)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버거킹 한국법인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관련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는 현재 버거킹 한국법인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어피너티는 버거킹 한국법인뿐만 아니라 일본법인 매각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 측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타진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고, 주관사 선정은 사실이 아니다" 고 밝혔다. 어피너티는 2016년 당시 국내 토종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 로부터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1년 뒤 글로벌 버거킹 브랜드를 소유한 캐나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과 일본 내 버거킹의 매장 신설과 관리, 상품 개발 등 운영권을 총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 롯데GRS가 보유하던 일본버거킹 지분 전량도 약 100억원에 사들였다.
버거킹 매각을 두고 업계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버거킹이 최근 매출과 매장수가 모두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거킹은 지난해 국내에서 400호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2018년 4026억원에서 지난해 5713억원으로 2년 새 41.9% 급성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수익성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점을 매각 이유로 꼽고 있다. 어피너티가 버거킹을 인수한 첫해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120억 원에서 107억 원으로 감소했다. 또 2017년에는 14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80억 원에서 2017년 -4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9년 영업이익을 181억 원까지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다시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버거킹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4.9% 줄어든 81억 원이다. 당기순손실은 43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도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690억 원이던 버거킹의 부채는 2017년 1660억 원, 2018년 1666억 원, 2019년 3109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336억 원으로 인수 후 가장 높은 부채 총계를 기록했다.
![[사진=미니스톱]](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939/art_16327877560134_ef3f8c.jpg)
◆ 편의점 미니스톱도 매각설...이마트24 관심↑=편의점업계도 M&A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3년전 매각이 불발됐던 미니스톱이다. 미니스톱 자체는 업계에서 하위권이지만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가 인수할 경우 업계의 순위를 단숨에 흔들 수 있는 만큼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온그룹은 최근 한국 미니스톱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온그룹은 한국 미니스톱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즈호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미니스톱은 우선 “일본 측에 확인한 결과,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미니스톱이 매각에 나선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실적악화다. 지난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기준 한국미니스톱 매출액은 1조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억원에서 –1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1,2위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공식적으로 매각을 발표하고 입찰을 진행할 당시에도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과 신세계의 이마트24, 사모펀드 글랜우드PE 등이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실제로 1만여개 점포를 보유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면 CU, GS25와의 격차를 2000여개까지 줄일 수 있다. 5500여개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24는 8000개대로 진입하며 세븐일레븐과의 격차가 2000개로 줄어드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능하다.
다만 미니스톱 측이 강경하게 매각 이슈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데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히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로 매각절차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위드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시대에 빨리 대응한 업체들이 자리잡기에 성공한 만큼 향후 전략 경쟁도 매우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