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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워치] '11번가' 승선한 아마존 한국시장 연착륙 성공할까?

11번가 31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SKT멤버십과 시너지
해외 직구 시장 가파른 성장세...이상호 사장 “아마존 그대로 옮겨오겠다”
네이버 풀필먼트 경쟁력 강화 이어 정기구독 서비스 론칭
쿠팡 15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해외진출·점유율확대 노린다

 

[FETV=김윤섭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 최강자인 아마존이 11번가의 손을 잡고 한국에 상륙하면서 이커머스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존 강자인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가 모두 해외직구 경쟁력을 키우고 있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11번가와 아마존 연합군이 이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또 11번가가 2023년을 상장 시점으로 잡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실적 개선과 외형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공식 오픈..."아마존 그대로 전달"=11번가는 지난 31일 국내에서 아마존 미국(US)의 수천만 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Amazon Global Store)’를 공식 오픈했다. 국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는 11번가가 최초이며 유일하다.

 

가전/디지털, 컴퓨터, 주방용품, 패션/잡화, 화장품 등 13개 카테고리의 상품을 만날 수 있으며 수천만권에 달하는 아마존의 도서 상품도 구매 가능하다.

 

아마존 미국 판매 상품은 11번가의 모든 상품들과 함께 통합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으며 아마존 상품만을 단독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확대에도 나선다. 우선 11번가 회원이면 누구나 28,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이는 구독 상품 ‘우주패스(Universe Pass, 월 4,900원부터)’에 가입하면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상품 단 1개를 구입할 때도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우주패스’는 매달 11번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SK페이포인트 3천 포인트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는 1만 원 상당의 할인 쿠폰(최대 5천원 할인, 2장)을 기본 혜택으로 제공한다.

 

아마존에서 한국으로의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로, ‘특별 셀렉션’ 제품은 보다 빠른 평균 4~6일내 배송된다. 11번가와 아마존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이용 고객들이 더 쉬운 쇼핑과 더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향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의 쇼핑 편의성도 최대한 높였다. 상품검색부터 상품 정보 확인, 주문 정보 입력, 결제 등 모든 것들이 11번가의 쇼핑 환경 그대로 제공된다. 상품 정보는 물론, 기존 아마존에서 구매한 고객들의 상품 리뷰까지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11번가 이상호 사장은 “오늘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에 대한 노하우와 아마존의 풍부한 글로벌 리테일 경험을 결합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아마존의 파트너로서 한국 고객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쇼핑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1번가 아마존 손잡고 외형 확대 박차...승부수 던졌다=11번가는 아마존 상륙을 앞두고 올 상반기부터 글로벌 사업팀을 구성하고 직매입과 물류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른바 ‘쿠팡 모델’로 불리는 직매입 사업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류센터 확보가 필수인 만큼 물류센터 확충도 계획 중이다. 현재 11번가의 배송 거점은 파주, 대전에 위치하고 있다.

 

11번가의 이번 아마존 협업이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해외직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해외직구 수요도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액은 4조1094억원으로 전년대비 13.01% 늘었다. △2016년 1조9079억원에서 △2017년 2조2435억원 △2018년 2조9717억원 △2019년 3조6360억원 △2020년 4조1094억원 등으로 매년 시장규모는 급성장하는 추세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 선도 업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직구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꼽힌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경쟁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상륙으로 해외직구 시장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에 먼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마존과의 만남은 실적개선과 자체경쟁력 확보가 급했던 11번가 입장에서도 가장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는 평가다. 이상호 대표와 11번가가 선택했던 내실경영 전략에서 다시 외형 확장으로 방향을 선회한만큼 단기간내에 점유율과 거래액을 크게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액 54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됐으나 2019년 흑자전환을 기록한 뒤 1년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거래액도 10조원으로 추산돼 전년(8조8000억원)보다 14% 느는 데 그쳤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며 거래액이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아쉬운 수치다.

 

11번가가 다시 성장전략을 변경한 데에는 IPO가 배경에 있다. 최근 이상호 대표 직속으로 직매입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을 따로 마련하는 등의 행보도 이와 같은 행보의 일환이다.쿠팡을 필두로 한 경쟁업체들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 치고나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뒤쳐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11번가의 상장 시점은 2023년이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에 18.2%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나일홀딩스와 약정에는 5년 내 기업 공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시점이 2023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초 IPO추진팀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절치부심한 상태다. 신설된 IPO추진팀은 상장 전략 수립과 상장 요건 사전정비, 외부 기업설명회(IR) 활동, 공모 절차 등 상장 추진에 필요한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상장 완료 후에는 IR·공시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 네이버 풀필먼트 강화 이어 '정기구독' 진출...1위 굳히기 박차=아마존의 등장으로 이커머스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이달 19일부터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기구독이 론칭되면서 반복구매가 필요한 생필품이나 먹거리, 주기마다 교체가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소비자와 판매자간의 선순환으로 정기구독 참여자를 늘리고 구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론칭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본격적인 쿠팡견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물류 경쟁력에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풀필먼트 센터를 강화한데 이어 쿠팡의 장점으로 꼽혔던 정기배송 서비스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달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열었다. ‘NFA’는 SME와 풀필먼트 스타트업을 상호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AI를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 사업자별 물류 수요예측 등의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NFA는 셀러가 자사에 맞는 풀필먼트 업체를 골라 제품 포장과 배송 등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서비스 제공 업체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아워박스, 위킵, 파스토, 품고, 딜리버드, 셀피 등 7개 업체다.

 

지난 6월엔 CJ대한통운과 손 잡고 곤지암에 이어 군포와 용인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며 AI 물류 실험을 시작했다. 군포 ‘e-풀필먼트센터’는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다. 이는 축구장(7140㎡) 5개와 맞먹는 규모다. 상온 제품 셀러들을 대상으로 보관, 재고관리, 포장, 출고 등 물류 전과정을 수행한다.

 

쿠팡은 2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 또 한번 놀라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15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1위 이마트를 분기매출로 코앞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지난 몇 달간 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국내 직책 사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꾸준한 투자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쿠팡 2분기 매출 5조원 넘어서...전년대비 71% 성장=쿠팡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11일(미국 현지 시간) 공개된 쿠팡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44억 7000만 달러(5조 1500억 원)로 급증했다. 분기 최초 5조원 매출 돌파 및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도 이어갔다.

 

신규 고객 유입도 지속돼 펀더멘털은 더욱 강화됐다. 2분기에 한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은 26% 증가한 1702만 2000명이었다. 활성고객은 1분기보다 100만 명 증가했다. 화재사고 이후 불매 및 탈퇴 운동이 벌어졌음에도 지난 1분기 당시 전년동기 대비 활성고객수 증가폭(21%)보다 늘었고 지난 1분기 대비해서도 100만명 증가했다.

 

투자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신선식품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2·4분기 신선식품과 쿠팡이츠에 대한 쿠팡의 직접 투자액은 1억2000만달러였다. 신선식품 관련 매출은 20억달러를 웃돌았고,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매출이 3배 넘게 늘었다.

 

쿠팡은 충성고객 확보와 함께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 다른 신사업과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13일 2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을 모두 잡겠다는 쿠팡의 의지라는 평가다.

 

쿠팡의 이번 유상증자는 NYSE 상장 이후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것이다. 쿠팡 측은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은 향후 물류센터 투자나 신사업 확장 등 국내 온라인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진출 초기에 있는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계속한다. 쿠팡은 퀵커머스를 앞세워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이어 이달 7일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에서도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은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직위를 사임하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쿠팡은 독자적인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와 오픈마켓 확대에 나선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입점 셀러들을 대상으로 '제트배송(로켓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 판매 수요를 예측해 판매자에게 데이터를 제공, 해당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입고해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에 비해 선택의 다양성은 없지만 쿠팡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배송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 배송이나 반품 등 고객응대(CS)까지 쿠팡이 맡아 판매자는 상품 전략을 수립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CEO(최고경영자) 콘퍼런스콜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고 투자하면서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속도로 확장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2분기 조정 EBITDA 손실 대부분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약 1억2000만달러)으로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며,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