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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클로즈업]‘사상 최대 M&A’ 바이오 승부수 던진 GS 허태수

취임 2주년 맞은 허태수 GS그룹 회장, ‘보톡스 1위’ 휴젤 인수
대어급 인수에 의지 없었던 GS...허태수는 사상 처음 兆 단위 배팅
바이오 키우는 허태수, “휴젤 통해 미래 신사업 확장하겠다”

 

[FETV=김현호 기자] 올해 취임 2주년을 맞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졌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진출하겠다며 1조7000억원 규모의 메머드급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것이다. 허 회장이 지휘봉이 지휘봉을 잡은 GS그룹은 25일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전문기업인 휴젤을 품으면서 바이오 산업 확장을 선언했다.

 

허 회장은 그동안 LG홈쇼핑을 시작으로 GS홈쇼핑까지 홈쇼핑 사업에서 주로 활동해 그룹을 이끌기에는 능력이 부족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허 회장이 이번 M&A를 발판삼아 GS그룹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25일, 투자전문 운용회사인 C-브리지캐피털(CBC)과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보톨리눔 톡신 1위 기업 휴젤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분은 총 46.9%(615만6932주)로 인수금액만 무려 1조724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바이오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GS는 IMM인베스트먼트와 해외법인(SPC)을 공동으로 설립하고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752억원)를 투자, 27.5%의 지분을 취득했다. 컨소시엄은 공동으로 휴젤의 경영에 참여하며 GS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예정이다. 보톨리눔 톡신은 의료용과 미용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난치병 치료제로도 사용되면서 치료용으로도 용도가 커진 의약품이다.

 

 

지난 2016년부터 보톨리눔 톡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휴젤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성장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에서 경쟁을 벌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보다 앞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조 기업중 처음으로 중국에서 판매 허가도 받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1조7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17년 만의 조(兆) 단위 M&A 프로젝트다. 그동안 ‘안정 경영’을 이어오고 소수의 지분투자가 이뤄졌던 GS그룹의 파격 ‘배팅’인 셈이다. 허창수 회장에 이어 GS그룹 2대 총수를 맡고 있는 허태수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GS그룹은 이번 인수를 발판 삼아 바이오 사업을 크게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GS는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에 관심만 내보였을 뿐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당초 휴젤은 SK와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드러낸 매물이다. 이런 가운데 GS그룹이 휴젤을 전격 인수한 배경에는 허태수 회장의 의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휴젤 인수 프로젝트에 대한 GS그룹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을 통해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허 회장의 이같은 신사업 주문후 GS그룹은 바이오테크(BT)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나섰다. 또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더지에스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허 회장은 휴젤 인수와 관련, “휴젤은 국내외 수 많은 바이오 기업 가운데 보톨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등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휴젤을 중심으로 미래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GS그룹이 의약이나 약품 등에 사용되는 의료 바이오시장 진출은 사실상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GS는 그동안 화학제품이나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산업바이오(White Bio) 사업은 활발히 추진했다. GS칼텍스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 공정을 이용해 지난 2019년부터 친환경 화장품 원료로 시판되는 2,3-부탄디올을 가동하고 있다.

 

GS그룹은 허 회장 취임 이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GS리테일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달 초, 배달 앱 요기요를 8000억원에 인수했고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GS건설은 단우드(모듈주택)에 투자하며 사업 확장을 선언한 바 있다. 그동안 정유와 유통 등 양대축이 GS그룹의 성장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휴젤 인수를 계기로 허태수 회장은 정유와 유통, 바이오 등 3대 성장판을 토대로 GS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그리기 시작했다. '2대 총수' 허태수 회장이 꿈꾸는 GS그룹의 내일이 기대감을 모으는 이유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프로필

▲1957년 11월 8일 ▲1976년 서울 중앙고등학교 ▲1982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1985년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 ▲1986 컨티넨탈은행 ▲1988 LG증권 부장(M&A팀장,국제금융팀장) ▲1997 LG증권 런던법인장 ▲2000 LG투자증권 IB사업본부 총괄 상무 ▲2002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장 상무 ▲2004 GS홈쇼핑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2007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2015 GS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2020년 GS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