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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4조원 시장 잡아라” 반려동물 의약품에 빠진 제약사들

3.7조원 규모 국내 반려동물 시장 ‘블루오션’ 각광…대형 제약사 의약품 개발 열풍
유한양행 ‘반려견 치매약’·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등 펫코노미 시장 공략 ‘활발’
“소비자 니즈 증가 반영…동물 임상 기술 활용 진입 용이”

 

[FETV=김창수 기자]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면서 관련 산업도 중흥기를 맞고 있다 ‘Pet’과 ‘Family’의 합성어인 일명 ‘펫팸족’ 공략을 위한 블루오션 시장에 기존 제약사들도 뛰어들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14년 기준 1조5684억원에서 2021년 3조7694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의약품 시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관련 제품 연구 및 출시에 한창이다.

 

국내 전통 ‘빅5’로 불리는 제약사들도 최근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각각 반려견 치매약, 당뇨병 치료제를 출시했거나 임상 실험 중에 있다. 종근당은 반려동물 장 영양제를 선보이며 펫코노미(Pet+Economy) 생태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동국제약, GC녹십자 등도 관련 사업 추진을 가시화하며 앞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더욱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니즈 증가가 반영된 자연스러운 추세”라며 제약사들이 동물 임상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중흥기 맞은 반려동물 산업…의약품 시장도 불붙었다= 강아지, 고양이 등을 기르며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연관 사업이 ‘블루 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7년 2조 3322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원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2027년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604만가구로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아울러 반려인은 1448만명에 달해 반려인 1500만명 시대가 임박한 상태다.

 

더불어 여행, 금융, 정보기술(IT), 유통업계 등과 아울러 제약업계도 반려동물 관련 제품 출시, 임상 연구 등 본격적인 산업화 준비에 돌입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발표한 국내 동물용의약품 산업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의 규모는 1조2370억원으로 2015년보다 3400억원 성장했다. 다만 이 중 대부분은 아직 축산의약품이며 반려동물 분야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대부분 해외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앞다퉈 도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 유한양행·대웅제약 등 제약업계 ‘큰형님’들, 반려동물 의약품 도전장= 유한양행은 지난 5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론칭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치료하는 국내 최초의 동물용 의약품이다. 앞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이 제품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 처방을 받아 구매 가능하다.

 

반려동물의 CDS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증상이 비슷해 반려견 삶의 질 저하는 물론 배변 실수나 한밤중 이유 없이 짖는 등 보호자와의 반려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다큐어 주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을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 모델에 투여하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의약품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토탈 헬스케어’에 접목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토탈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 증대뿐 아니라 노령 반려동물의 관리를 위한 제품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에도 유한양행은 반려동물용 의약품, 먹거리 및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들을 선보여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당뇨병 정복에 뛰어들었다. 대웅제약은 최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당뇨병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화영 교수팀을 포함한 5개 기관에서 진행됐으며 인슐린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인슐린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을 8주간 1일 1회 병용투여한 군과 3일 1회 병용투여한 군의 당화단백질 농도와 공복혈당, 인슐린 용량의 변화를 비교해 혈당 조절 효과를 평가했다. 여기에 추가로 체중과 혈압의 변화를 관찰했다. 당화단백질 농도는 2~3주간의 평균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이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연구 결과 당화단백질 농도는 1일 1회 병용투여군의 경우 약 20%, 3일 1회군은 약 15% 감소해 두 그룹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인슐린 투여 용량변화는 1일 1회 병용투여군은 25%, 3일 1회 투여한 군은 15% 용량 감소됐다. 1일 1회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확인했다. 이밖에 이나보글리플로진 투여시 당뇨병으로 인한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이나 심각한 저혈당 등 중대한 이상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연구자 임상을 통해 이나보글리플로진이 반려동물의 혈당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반려동물의 경우 인슐린 주사제 외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가 없는 만큼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종근당홀딩스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19년 이후부터 반려동물의 장·구강 등을 위한 유산균제를 출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동물용 의약품 제조·수입 및 판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GC녹십자랩셀의 경우 반려동물 진단검사 전문회사 '그린벳'을 설립하고 진단 검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미닥터와 손잡고 프리미엄 펫푸드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 “기존 제약사들, 동물 임상 노하우 발판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입 용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향후 1인 가구 증가 추세, 반려동물 돌봄 문화 확산 등을 탄 소비자 니즈(수요)가 커지며 더욱 성장세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기존 제약사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이들이 그간 쌓아 온 동물 임상실험 노하우 등을 활용하면 더욱 다양한 약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좋은 의약품이나 헬스케어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전임상이나 동물임상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기술을 활용하면 진출하기 용이해 다수의 기업이 도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