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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살 농협·기업은행, 100년 기업의 과제는?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 달성...'자산·수익' 증가 두 마리 토끼 잡아
비이자이익·고객신뢰 개선 통해 농민·中企지원 "설립 취지 지켜야"

 

[FETV=박신진 기자]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두 은행은 각각 농어민 지원과 중소기업 자금 지원이라는 특수성을 가지면서도 외형 성장과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비이자이익부문 개선과 고객신뢰 회복은 과제로 남아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모두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둬 들였다. 두 은행은 1961년에 설립, 올해로 60살을 맞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563억원으로 전년동기(7268억원) 대비 17.8% 늘었다.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은 총 357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326조1050억원) 보다 9.7% 성장했다. 자산의 증가보다 순익 증가폭이 더 커지면서 수익성지표도 개선됐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작년 대비 2bp(1bp=0.01%p) 올라 0.49%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역사는 1961년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구 농업협동조합과 농업은행 통합돼 농업협동조합이 신설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통합 농협중앙회가 출범했으며,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금융업)이 물적분할되면서 새로 농협은행이 세워졌다. 일반 시중은행들과 달리 농촌 및 농가 지원이라는 특수성을 띄고 있어 농업지원사업비도 부담하고 있다. 지역금융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특징이 있다. 올 상반기 전체 원화대출금액(247조원)에서 가계대출(134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4%로, 절반 이상이 가계대출로 구성돼있다.

 

올 상반기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내은행들은 총영업이익 중에서 이자이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성 관리를 위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이자이익 확대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2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312억원) 대비 46.1% 줄어들었다. 2분기(264억원)에만 전분기 대비 73.1% 큰 폭 감소했다. 전년 대비 수수료이익은 늘었지만,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부분에서 16.8%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기타부분 손실이 4698억원에 달해 작년 상반기(3739억원)에 비해 25.6%나 늘었다. 신용보증기금 등에 출연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1조21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작년 상반기(821억원)보다 47.9% 대폭 늘어난 규모다. 자산 역시 큰 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업은행의 자산 규모는 350조900억원으로 1년새 10% 가량 늘었다. 상반기 기준 ROA(0.67%)는 전년 말대비 22bp 개선됐다. 기업은행은 은행의 특수성으로 인해 전체 대출액 중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하지하는 비중이 70~80%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은 197조원으로 작년보다 20조원가량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1961년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함으로써 기업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1994년 코스닥에 상장된 뒤 이후 2003년 증권거래소(KOSPI)에도 상장됐으며, 정부가 대주주로 있다. 2007년부터 민영화가 추진됐으나 여건이 악화되고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현재는 민영화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서영수 키우증권 연구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순이자마진 상승과 함께 수출경기 회복 등 코로나 위기가 일단락되고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정상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아직 고객신뢰 회복 과제를 떠안고 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상태로 인해 기업은행은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분쟁조정과 제재심의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피해자모임을 중심으로 분쟁조정안을 전면 거부하면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창립 60주년을 기념 행사에서 “새로운 60년의 출발선에서 미래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된다”면서 “많은 도전과 변화 속에서도 헌법과 중소기업은행법에 명시된 중소기업 지원 소명을 지키고 은행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