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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이미 작년 실적 추월...'게임체인저' 시동 켠 손태승

은행 끌고 비은행 당기고...우리금융, 호실적에 첫 '중간배당' 예고
"획기적 전략으로 금융권 게임체인저 될 것"..3분기 전망도 '맑음'

 

[FETV=권지현 기자] "올 상반기도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데, 코로나 상황 속에서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로 모든 생활 양식이 급변하고 시장 예측이 불가능해졌지만 하반기 우리금융그룹이 모든 사업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고 획기적 전략으로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게임체인저'(판을 바꾸는 존재)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리금융이 올해 상반기(1~6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1조41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1조3700억원)를 뛰어넘은 것으로, 1년 전(6605억원)보다는 무려 114.9%(7592억원) 급증했다. 6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익(1조3073억원)을 넘어섰다. 역대급 실적에 중간배당 기대감은 오를 대로 올랐다. 특히 이번 실적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일회성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우리금융이 상반기 최대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은행, 비은행의 고른 약진이 첫 손에 꼽힌다. 여기에 대우조선과 현대상선 충당금 환입이 약 610억원 발생하면서 대손비용이 690억원에 그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1조2793억원의 순익을 기록, 1년 전(6779억원)보다 88.7%(6014억원) 증가했다. 2019년 우리금융 지주사 전환 이후 우리은행이 1조2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익 증가는 이자·비이자이익 등 핵심이익에서 나왔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8260억원으로 1년 전(2조6250억원)보다 7.7% 늘었다.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증가폭이 더 크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220억원으로 1년 전(3660억원)보다 42.6% 더 거뒀다.

 

비은행 중에서는 우리카드의 급성장이 눈에 띈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1214억원의 순익을 거둬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1년 전(796억원)보다 52.5%(418억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영업수익이 1년 전보다 각각 54.4%, 11.3% 늘었다는 점에서 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국내 유일의 종합금융사인 우리종금은 1년 전보다 40.1% 늘어난 440억원의 순익을 내 500억원대 진입을 바라보게 됐으며, 지난 5월 우리금융이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은 같은 기간 33% 증가한 825억원을 거둬 순익 기준 그룹 서열 세 번째에 자리하게 됐다.

 

우리금융이 전례 없는 실적을 달성하자 손 회장의 금융권 '새판 짜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해 2019년 우리금융 지주사체제 초대 회장을 맡은 손 회장이 그동안 준비하며 갈고닦은 상품, 제도 등의 시스템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주사 특성을 살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대로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비단 이번 실적만을 염두에 둔 반응이 아니다.

 

우리금융은 이번 실적발표에 앞서 지난 4일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금융권 처음으로 완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모바일로 가능하다. 주담대는 그동안 전통적인 대면 상품이었기에 출시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금융은 이틀 뒤 투자상품·부동산·세무 등 종합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원스톱 화상상담 서비스를 내놓았으며, 22일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출시한 비대면 상품은 지난 2년 동안 별도 조직을 만들어 비대면 채널을 개선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하반기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속도'와 '기업문화'를 제시, 남은 올해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속도'의 경우 은행·비은행 모두 현재의 성장률 이상을 유지해 금융그룹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며, '기업문화'는 미래 고객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원군으로도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2030세대)에 맞춰 역동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3분기 전망도 밝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경우 케이뱅크 할증 증자에 따른 지분법이익 약 700억원이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3분기 실적 또한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