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건설·부동산


대형건설사, ESG 채권 발행 봇물

포스코건설 업계최초 ESG 채권발행 1년...올해 3월 추가발행
SK·DL이앤씨·한화 3개사 올해 채권발행규모 합 5000억 넘어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사업다각화 위한 발행 잇따라

 

[FETV=정경철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른 ESG 채권발행을 통해 사업다각화와 ESG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건설사중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한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도 올 한해 5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이 발행됐다. 수요예측 청약금이 높게 몰리며 발행규모도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건설사들의 '녹색전환' 보폭이 점점 커지며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하는 '그린 디벨로퍼'에 눈길이 몰리고 있다.


작년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산업군에도 수많은 ESG채권 바람이 불었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 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세 종류가 있다. 발행기관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하는 특수 목적 채권이다.


기존 안정성이 높은 공기업에서 주로 발행되던 ESG채권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모든 산업군에 화두가 됐다. ESG경영과 함께 ESG채권 발행은 단순 투자를 넘어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로 부상했다. 기업의 사회적 요구와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에겐 좋은 사업다각화 전략 중 하나다.


◆ ESG채권 발행은 바로 '흥행대박'으로 이어져=제일먼저 ESG경영의 포문을 연 건설사는 포스코건설이다. 지난해 7월 1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 이후 올해 3월에도 14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총 24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2년간 발행한 것이다. 포스코 건설이 1년만에 다시 발행한 ESG 채권은 환경(Green)과 사회(Social)부문이 결합된 채권이다.


포스코건설은 당초 ESG채권 800억원, 회사채 3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발행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모집액의 6배 가까운 63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려 ESG채권 1400억원, 회사채 400억원 등 총 18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녹색건물 인증을 받은 친환경건축물 건설과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공사기성금 조기지급 재원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이번 ESG채권발행의 성공적인 수요예측은 지속가능한 사업구조와 그동안 실천해 온 ESG경영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라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ESG 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는 지난 2월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공모당시 모집 금액은 1500억원을 예정했으나 이에 8배를 넘어서는 1조 21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규모가 두 배로 늘었다. ESG채권의 흥행성공 사례중에도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발행이후 열린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친환경 관련 사업들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등 일부 정관 변경을 승인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이라며 “현재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4월 녹색채권 500억원 회사채 300억원 등 총 8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모집금액 6.8배인 총 5440억원의 자금이 몰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녹색채권 3년 만기물 발행규모를 1200억원으로 확대했다.


한화건설은 녹색채권을 통해 모집된 자금을 친환경건축물 건설과 하수처리장 건설을 위한 출자금,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친환경운송수단인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자금은 별도 ESG계좌를 통해 관리해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 김영한 재무실장은 “수요예측 흥행을 통해 한화건설이 추진 중인 친환경 사업이 금융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며 “한화건설은 전통적인 건설업과 미래 친환경 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는 ‘그린 디벨로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DL이앤씨는 상반기 ESG채권발행 막차를 탔다. DL이앤씨의 회사채 발행에서 ESG 채권은 원래 500억원에서 950억원으로 발행규모가 확장됐다. 분할 전 대림산업이 2015년 공모채 시장에 진입한 이후 최대 금액인 7250억원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일반 회사채 3년물과 ESG채권 5년물로 나뉘어 발행되는데, 수요예측에서  3년물 1500억원에 5000억원, 5년물 500억원에 2250억원이 청약금이 접수되는 등 ESG채권의 경쟁률이 더 높았다. 발행 성공과 함께 ESG채권은 2.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조달한 자금을 수처리 신사업, 친환경 건축, 협력사 자금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친환경, 고효율 건축물 공사와 협력사의 자금조달 부담 해소를 위한 상생협력 기금도 ESG 채권으로 조달한 금액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DL에너지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된 ESG채권은 국내 신재생 사업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회사의 성장 뿐 아니라 환경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 한해 ESG채권 발행 6550억원, 건설사 ESG채권 1조시장 돌입 가능할까=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한화건설이 올해 처음 발행한 채권액을 합치면 5150억원이다. 여기에 작년에 이어 또 발행한 포스코건설의 1400억원을 합치면 올 한해 발행된 ESG채권 발행액은 6550억원에 달한다.


시공능력이 TOP급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ESG채권 발행에 앞장서면서 올 한해 ESG채권의 지속적 발행 여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수주현장이 다소 줄어들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필요한 건설업계에서 ESG채권 발행은 기업가치 재고와 사업 다각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해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하고 올해 3월에는 거버넌스 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한 바 있다.


또한 ESG채권발행은 수많은 하청업체와 협력사를 가진 건설사들입장에선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사회적 요구와 책임을 더하기 위해 ESG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실탄을 상생과 신재생 에너지 등 회사 안팎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많은 건설사 CEO들이 '그린 디벨로퍼'로서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에너지등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바 있다. 앞으로의 건설사 ESG채권시장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